롯데백화점이 자체 편집매장을 늘리는 이유

2018.03.01 14:31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이 직접 매장을 꾸미는 모습.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바이어들이 직접 매장을 꾸미는 모습.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온라인 쇼핑의 폭풍성장에 밀려 고전 중인 오프라인 유통망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백화점 업계가 차별화를 위해 매장구성과 품목 등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어디에서나 쉽게 검색해서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의 물건을 온라인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려 백화점까지 발걸음을 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봄·여름 시즌을 맞아 백화점이 주도해 선보일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구성 및 상품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온라인에 빼앗긴 트렌드 주도권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측은 “사실 그간 유통시장 경우 유명 브랜드들에서 선보이는 획일화된 매장 구성과 상품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국내 소매시장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구매 채널이 다양화되고,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트렌드의 중심이 고객 스스로가 되는 등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은 이에 따라 트렌드를 백화점이 직접 이끌어 갈 수 있는 ‘편집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의 영업방식은 업체에 매장을 임대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인데, 어디에나 있는 물건으로는 오프라인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 다른 곳에 없는 상품을 구비해놔야 젊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된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에 20 여개 편집매장을 오픈해 현재 전 점에서 운영 중인 89개의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NS 인플루언서’(SNS 내 영향력 있는 개인) 편집매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본점 2층에 ‘아미마켓’을 꾸리고 ‘바이미나’, ‘컬러풀DNA’같은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왜?] 롯데백화점이 자체 편집매장을 늘리는 이유

신세계가 ‘스타필드’ 등을 통해 선보인 ‘체험형 매장’도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에 프라모델과 피규어 테마형 커뮤니티 카페인 ‘하비 플레이스 토비즈(TOBBYS)’, 업계 최초 만화책 전문 매장인 ‘마블/DC 코믹 스토어’를 롯데아울렛 광명점에 열 계획이다. 쇼핑에서 어떤 경험을 얻는지가 중요해진데다, 고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의 백화점은 매장 동선을 따라 걸으면서 물건을 고르는 방식이었던 반면, 이제는 쇼핑공간이 ‘재미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백화점의 변신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국내 3대 백화점업체인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2017년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 신규점포 개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이 들어설 곳은 이미 다 들어선데다, 기존의 점포의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들 세 백화점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15.1%, +7.7%를 기록했다. 롯데는 ‘사드 직격탄’을 맞았고, 현대백화점은 경쟁력 확보에 부심 중이고, 신세계 백화점만 강남점·대구점에 체험형 대규모 전문관을 꾸리면서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평창 롱패딩’을 비롯한 겨울옷 판매와 소비심리 호조에 따라 3사 모두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지만 장기적인 성장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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