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반도체 주문, 2023년까지 밀렸다···“자동차·반도체 생태계도 변화”

2021.12.27 11:53 입력 2021.12.27 14:27 수정

경향신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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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주문 방식을 바꾸거나 차세대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등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의 생태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보면, 현재 차량용 반도체 누적 주문량은 업체들의 내년 생산 능력을 20∼30%가량 초과했고 평균 배송기간도 22.9주에서 23.3주로 늘어났다. 국내 1차 이하 협력사와 거래하는 반도체 대리점들은 1년6개월 이후 인도 물량까지 주문받는 중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자체 생산(내재화)을 추진하거나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글로벌파운드리와 반도체 공동개발 및 직접 구매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제네럴모터스(GM)는 NXP·퀄컴·TSMC 등 차량용 반도체 회사와의 협력에 나섰다. 현대차와 도요타, 테슬라, 폭스바겐 등도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재고량을 최소화하는 ‘적시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1차 협력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핵심 부품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공급망 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자동차연구원은 전했다.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반도체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닛산 등은 소프트웨어를 재설계해 차종마다 따로 주문 제작하던 반도체 칩을 범용 칩으로 대체했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수요 급증으로 생긴 수익을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와 질화갈륨(GaN) 반도체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ST마이크로와 온세미컨덕터는 SiC 생산 업체를 인수했고, 인피니언은 오스트리아와 독일 공장을 확대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증산할 예정이다.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미세공정의 경우 위탁 생산을 늘리는 ‘팹라이트’ 전략을 취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반도체는 다른 부품과 달리 ‘선주문자 우선’ 체계이므로 주문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자동차연구원은 조언했다. 장홍창 선임연구원은 “기존의 단기 주문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수요 예측과 생산 계획을 바탕으로 한 부품 수요를 하위 협력사에 전달해야 공급 흐름이 원활해진다”며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도 SiC와 GaN 등 차세대 소재로 본격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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