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이자도 못낸다

2009.06.01 17:45 입력 2009.06.01 21:47 수정

1분기 매출액 5년 6개월 만에 감소

수익성도 악화… 부채비율 116%로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1·4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액이 5년6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했다. 또 국내 기업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23원만 벌 정도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고, 부채비율도 116%에 달했다.

기업 10곳 중 4곳 이자도 못낸다

한국은행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1534개 업체를 분석해 1일 발표한 ‘1·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247조원으로 지난해 1·4분기에 비해 0.6% 감소했다.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3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국내 기업 수익성 악화 = 제조업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외 수요 부진 등으로 매출액이 3.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2.2% 줄었고, 석유화학과 산업용 기계 매출도 각각 11.7%와 11.0% 감소했다. 비제조업은 서비스업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1% 줄었으나 건설업과 전기·가스업 매출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4.9% 증가했다.

매출 감소로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매출부진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1년 전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한 4.7%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실제 올린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2.3%로 1년 전(6.7%)보다 4.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국내 기업이 지난해 1·4분기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67원을 벌었지만 올해 1·4분기에는 23원만 벌었다는 뜻이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이 급감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손실과 차입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영업외 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업 부채비율 6년 만에 최고 =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와 이자비용 증가로 지난해 1·4분기 787.3%에서 338.7%로 급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인 적자기업의 비중은 전체 제조업 중 31.0%로 1년 전에 비해 8.4%포인트 높아졌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중은 40.6%로 1년 전보다 8.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올해 1·4분기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16.2%로 지난해 말보다 7.9%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1·4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말보다 1.9%포인트 상승한 26.3%로 2004년 2·4분기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 박진욱 기업통계팀장은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한 데다 자금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재무구조도 약화됐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