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한국 기업은 왜 존경받지 못할까?

2013.03.01 21:33 입력 2013.03.01 23:14 수정

미국 포천지 ‘존경받는 기업’ 선정

삼성, 세계 최대 전자업체 불구 35위 그쳐

사회적 책임·혁신성 부문에서 점수 낮아

미국의 경제 전문잡지 포천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애플을 꼽았다. 애플은 2008년 이래 무려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세계 최대 전자업체 삼성전자는 몇 위쯤 될까. 스마트폰 등에서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미국 TV 시장점유율 1위의 기업이니만큼 적어도 20위권에는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아쉽게도 삼성전자의 순위는 35위로 애플에 한참 뒤처져 있다. 포천이 미국 매체여서 자국 기업 쪽으로 팔이 굽어서일까. 하지만 몇 년 전 도요타가 3위까지 올랐던 점을 떠올리면 단지 미국 기업이 아닌 아시아 기업이기 때문에 ‘찬밥 신세’가 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삼성 등 한국 기업은 왜 존경받지 못할까?

포천 인터넷판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업체인 애플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대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는 구글로 4년째 같은 자리를 지켰다. 아마존, 코카콜라, 스타벅스, IBM 등 10위까지 모두 미국 기업이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도요타(29위)와 싱가포르항공(31위),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35위)가 유일하게 50위권에 들었다.

포천은 2006년 이래 존경받는 기업 순위를 매길 때 혁신·사회적 책임·인재관리·장기투자·제품이나 서비스 품질 등 9가지의 객관화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포천은 “애플이 6년 연속 선두를 지킨 것은 수익을 잘 내는 장점뿐만 아니라 고객을 열광하게 만드는 아이폰 같은 제품을 만드는 혁신성에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2006~2007년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는 컴퓨터업계 중 6위에 그쳤다. 대신 혁신과 인재관리, 품질에서는 줄곧 선두를 지켜왔다. 애플은 2012년에는 9가지 부문 모두 선두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하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됐다.

아시아 기업들도 앞 순위에 위치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일본 도요타는 2007년 3위, 2008년 5위, 2009년 다시 3위에 올랐다. 2009년 당시 혁신은 업계 3위, 품질은 2위였지만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9년 하반기에 터진 캠리 등 주요 모델 리콜사태를 빨리 수습하지 못해 2011년엔 33위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사회적 책임 부문은 6위, 경영의 질 11위, 품질 12위 등으로 부문별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국내기업은 삼성전자가 2009년 50위로 처음 순위에 들었다. 당시 같은 전자업계 비교에서는 사회적 책임 14위, 인재관리 10위, 기업자산 이용 10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발생한 이건희 회장의 특검 수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1년 혁신과 품질에서 전자업계 2위를 기록하며 38위로 올라섰지만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8위에 그쳤다.

지난해 34위로 4계단 뛰어오른 삼성전자는 사회적 책임 부문이 업계 3위, 인재관리는 4위로 중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35위로 다시 한 계단 밀렸다. 품질, 사회적 책임, 인재관리 부문이 전년보다 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을 30.4%까지 올려 19.4%를 기록한 애플을 한참 앞섰지만 혁신성 부문에서 애플이나 구글에 밀려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한 것 같다”면서 “그동안 경쟁업체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빠른 추격자’ 전략을 즐겨온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들이 혁신을 선도하고 사회적 책임도 선진 기준에 맞출 때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음을 포천의 순위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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