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사 줄고 집중은 커져

2013.04.01 12:25 입력 2013.04.01 22:42 수정

경제민주화·경기 침체 여파 계열사 수 첫 감소

삼성·현대차·SK·LG가 30대 그룹 순익의 80%

지난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분출된 경제민주화 요구와 경기침체로 대기업집단(재벌) 계열사 수가 처음으로 줄었다. 그러나 삼성 등 4대 그룹의 순이익이 30대 그룹의 80%를 차지하는 등 재계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은 62개, 계열사 수는 1768개다. 지난해보다 대기업집단 수는 1개, 계열사 수는 63개가 줄었다.

2009년 현행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도입한 후 재벌 계열사 수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공정위는 “대기업이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합병 등 구조조정과 비핵심 사업 정리에 적극 나선 데다 재벌의 외형 팽창을 비판한 경제민주화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재벌, 계열사 줄고 집중은 커져

기업별로는 한솔·아모레퍼시픽 등 2곳이 대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됐다. 대한전선·유진·한국석유공사 등 3곳은 제외됐다. 대기업집단의 평균 자산총액은 3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 100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삼성·한국전력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현대자동차·SK·LG 등 6곳이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26조9000억원에 이르는 순이익에 힘입어 자산총액 306조1000억원을 기록, 대기업집단 중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었다. 이들의 부채비율은 108.6%로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5년간 상위 기업집단의 자산순위는 삼성·한전·토지주택공사·현대차·SK·LG·롯데·포스코 등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공정위는 재벌의 경제력 순위가 고착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재벌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순이익은 30대 그룹 순이익의 80%를 차지했다.

공정위가 30대 기업집단을 상위그룹(1~4위), 중위그룹(5~10위), 하위그룹(11~30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평균 자산총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상위그룹(19.8%)이 하위그룹(11.9%)이나 중위그룹(10.6%)보다 훨씬 높았다.

재무구조도 상위그룹일수록 양호했다. 상위그룹은 부채비율이 67.0%로 중위그룹(96.5%), 하위그룹(141.9%)보다 낮았다. 최근 5년간 평균 매출액의 연평균 증가율도 상위그룹(16.9%), 중위그룹(14.5%), 하위그룹(7.7%) 순이었다. 30대 기업집단의 총 매출액에서 상위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9.6%에서 올해 53.2%로 높아졌고, 총 순이익에서 상위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70.5%에서 79.8%로 높아졌다.

공정위는 “규모·재무상태·수익성 등에서 상위 4대 그룹과 나머지 그룹 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며 “주식 소유 및 지분도, 내부거래, 채무보증, 지배구조 현황 등 대기업집단 관련 정보 공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시장의 감시 시스템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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