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3자연합’ 맞서 경영권 방어 성공…‘3분의 2룰’도 변경

2020.03.27 17:54 입력 2020.03.27 18:06 수정

조원태 회장, ‘3자연합’ 맞서 경영권 방어 성공…‘3분의 2룰’도 변경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았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엔 성공했으나 양자의 지분 보유 상황은 박빙이라 차후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제7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가결했다.

조 회장은 주총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의장을 맡아 주총을 진행했다. 주총 참석률은 84.93%를 기록했다. 이는 석태수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변경 주주 제안 등의 안건이 올라와 주목을 끌었던 지난해 주총 참석률 78.18% 보다도 한층 높아진 수치다.

주총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이날 주총은 원래 오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주주명부 확인 등의 절차에 시간이 걸려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정도 지연돼 시작됐다.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제7기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제7기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한진그룹 제공

조 회장은 석태수 사장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지상 과제로 삼아 더욱 낮은 자세로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고, 핵심사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조 회장 측인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 전원 선임되며 완승을 거뒀다. 반면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등 4명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같은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선 지난해 3월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좌절시켰던 ‘3분의 2룰’ 정관 변경이 결정됐다.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에선 사내이사 선임·해임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상정해 주총 참석 인원의 2분의 1 이상 찬성이면 통과가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참석 인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는 특별 결의사항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이로써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이번 주총 이후에도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주총 기준으로는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과 3자연합 측의 지분은 각각 40.38%, 28.78%로 격차가 벌어져 있으나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도 향후를 대비해 양측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 기준으론 조 회장 측의 지분과 3자연합의 지분은 각각 42.39%, 42.13%로 향후 주총에서는 형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

3자연합 측은 이날 주총이 끝난 뒤 입장 자료를 발표해 “한진그룹의 당면 과제는 능력 있고 독립적인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담당할 때에만 가능하다”며 “한진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화의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계속 주주로서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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