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연임 성공…남매 경영권 분쟁 ‘승기’

2020.03.27 18:23 입력 2020.03.27 21:11 수정

한진칼 주총…사내이사 연임 가결

조현아 측 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

<b>한진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 촉구</b> 27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 빌딩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한진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한진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 촉구 27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한진 빌딩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한진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아래 사진)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조 전 부사장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은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7기 정기 주총을 열고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사내·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날 조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의장을 맡아 주총을 진행했다. 주총 참석률은 84.93%를 기록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건은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가결됐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조 회장은 석태수 사장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회사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지상 과제로 삼아 더욱 낮은 자세로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고, 핵심사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조 회장 측인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 5명이 전원 선임되며 완승을 거뒀다. 반면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4명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조원태 한진 회장 연임 성공…남매 경영권 분쟁 ‘승기’

같은 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빌딩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선 지난해 3월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좌절시켰던 ‘3분의 2룰’ 정관 변경이 결정됐다.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에선 사내이사 선임·해임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상정해 주총 참석 인원의 2분의 1 이상 찬성이면 통과가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참석 인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하는 특별 결의사항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이로써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이번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주총 기준으로는 조 회장 측 우호 지분과 3자연합 측 지분은 각각 40.38%, 28.78%로 격차가 벌어져 있으나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도 양측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 기준으론 조 회장 측 지분과 3자연합 지분은 각각 42.39%, 42.13%로 향후 주총에서는 형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조 회장 측의 승리로 일단락됐으나 양측의 지분이 박빙인 상태라 향후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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