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발견해 정답처리 등 조치
학교, 재시험 발표···학생들 ‘불만’
인천지역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지난 10월 치른 중간고사 생명과학 시험문제 중 5문항이 잘못 출제돼 재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내신에 포함될 중요한 시험인데도 학교 측이 늑장 대처를 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사립인 A 여고는 13일 오전 9시부터 10분간 2학년을 대상으로 생명과학I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고 있다. 재시험 문제는 3문항이다. 이날 재시험은 지난달 19일 중간고사에 출제된 시험문제 오류 때문으로 파악됐다.
당시 시험을 보던 A 여고 학생들은 내신에 들어갈 중간고사를 보면서 생명과학I 23문제 중 5문항이 잘못 출제된 것을 발견, 교사에게 건의했다. 한 학부모는 “특히 선다형 답안 중 아예 정답이 없는 문제도 있어 학교 측이 곧바로 오류를 수정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결국 A 여고 측은 출제 오류 된 5문항 중 2개는 전체 정답 처리했고, 2문제는 답을 바꿨다. 1문제는 중복정답 처리했다.
시험을 본 학생들은 이달 초 수학여행을 다녀왔고, 학교는 논의 끝에 지난 8일 3문항에 대해 시험을 공지했다.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치른 뒤 3주가 지나서 시험을 다시 본다는 것에 대해 학교 측에 불만을 표시했고, 일부에서는 대자보를 붙이자는 얘기까지 돌았다.
특히 중간고사가 아닌 조금 있으면 기말고사를 준비해야 할 시간에 다시 중간고사를 준비해야 한다며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학부모는 “23개 문제 중 5문항이 잘못 출제됐고, 그것도 학생들이 발견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시험이 끝난 뒤 바로도 아니고, 3주 후에 재시험을 보면 당시 시험을 잘 본 학생과 못 본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A 여고 관계자는 “출제 오류로 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다”며 “학생과 학부모 90%는 재시험에 찬성했고,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A 여고가 출제 오류로 인해 재시험을 보기로 한 것으로 결정하고, 이날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A 여고 시험문제 출제 오류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여 잘못이 있으면 징계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