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대책’ 후 아파트분양 양극화 가속

2005.12.05 17:57

8·31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동탄신도시, 행정도시 등 개발호재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싼 아파트로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8·31 대책’ 후 아파트분양 양극화 가속

◇8·31대책 이후 미분양 급증=5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만7천2백가구로, 8·31대책 직전(2만2천3백가구)보다 22% 증가하며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 증가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경기 화성시 봉담에서는 지난 9월부터 신창건설(1,220가구), 동일하이빌(750가구), 쌍용건설(490가구), 동문건설(442가구) 등이 잇따라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업체에서 계약기간 내 이뤄진 초기 계약률이 30%대에 머물자 최근 중도금 대출 등 각종 혜택을 앞세워 미분양 물량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지역 내 실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밤 10시까지 모델하우스를 열어두고,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지역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0월 포항시 두호동에서 분양한 창포4차 아이파크(122가구)는 청약경쟁률이 1.24대 1로, 일찌감치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실제 계약률은 겨우 절반을 넘겼다.

◇‘되는 지역은 된다’=반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나 분양가, 평면설계 등에서 장점을 가진 곳은 8·31대책을 무색케 할 만큼 분양열기가 뜨겁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마지막 원가연동제 아파트’인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978가구)는 지난달 25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7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가 앞서 분양된 아파트보다 최대 10% 가량 저렴한 6백60만~7백4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난히 100% 계약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청약접수가 시작된 주택공사의 경기 고양 행신동 뜨란채 아파트(986가구)는 새벽부터 청약자가 100m가 넘는 줄을 서는 등 장사진을 이뤄 1순위에서 3.5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주공 관계자는 “청약열기가 예상 외로 뜨거워 깜짝 놀랐다”며 “서울과 가까운 탁월한 입지조건에다 분양가(평당 6백70만~7백20만원)가 민간아파트보다 최대 20%가량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드건설이 지난달 초 대구 범어동에서 내놓은 월드메르디앙 웨스틴카운티(600가구)는 비슷한 시기 동일하이빌 및 삼성건설 등과 분양경쟁을 벌였는데도 초기 계약률이 80%를 넘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특히 발코니 확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아파트 평면을 선보인 것이 실수요자들의 구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행정도시 주변지역인 천안·아산 등도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정보분석팀장은 “8·31대책 이후 투기수요가 걷히고,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시장이 재편되면서 호재가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 양극화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기기자 n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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