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주식특강

배당투자는 단기적 투자

2004.12.01 17:30

배당투자가 올해만큼 강조되는 해도 없는 것 같다. 계속되는 금리인하로 이제는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주식을 사서 배당받는 것이 수익률이 좋은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배당에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성장에 치중하다보니 자금집행의 우선순위는 투자와 외형 부풀리기였고, 주주에게 돌아갈 몫은 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풍토에서 배당투자는 매력이 없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고 배당 관행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외국인 주주들은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것보다 배당을 더 선호한다. 배당수준이 투자 성과나 주주가치를 숫자로 확인해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배당에 관심을 갖다보니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영업이익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당수익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금리는 인하 추세에 있으므로 배당의 매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 10월부터 4%대 시가배당을 하는 주식들의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배당주펀드로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고, 인덱스펀드가 연말 배당을 노리고 현물로 옮겨가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배당투자는 만만치 않다. 배당도 받고 주가도 오르면 ‘꿩먹고 알먹기’가 되지만 만약 주가가 배당수익률보다 하락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 배당만 받고 빠져나오겠다고 마음먹은 단기 투자자는 연초의 주가 방향을 생각해야 하고, 배당받고 장기 보유하겠다고 결심한 투자자라면 장기적인 주가 추세를 예상해야 한다.

고배당은 기업의 장기 전망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배당을 하면 투자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므로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

기업이 배당에 치중하는지, 성장에 치중하는지에 따라 주식의 성격은 배당주와 성장주로 구분된다.

가스주나 전기주와 같이 성장성은 정체되더라도 일정한 영업이익과 배당이 예상되는 주식은 미국에서 퇴직자들이 고정수입 확보 목적으로 선호하는 주식이다.

실제로 고배당주로 주목을 받는 기업들 중에는 성장성 측면에서는 약한 기업이 상당수 있다. 주가 변동성이 심한 편인 우리 증시에서는 고배당만 보고 배당투자를 하기는 곤란하다.

원자재 가격이나 판매시장 동향뿐 아니라 환율이나 금리와 같이 기업 외적인 요인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주나 가스주의 상승은 고배당뿐 아니라 환율 하락의 수혜주인 요인도 강하다.

우리 증시에서 장기투자는 성장성 있는 기업에 하는 것이 정석이고, 배당투자는 단기적인 안목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승덕|‘고변호사의 주식강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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