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원高 몸살’ 심상찮다

2005.05.01 17:17

1·4분기 주요 상장 제조업체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대표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데다 2·4분기에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게 됐다.

1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달 말까지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제조업체(은행, 통신업 제외)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모두 4조9천8백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8천2백88억원)보다 36.3% 줄어들었다. 순이익도 4조1천9백72억원으로 36.9% 줄었다. 그러나 매출액은 48조5천9백5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기업별 영업이익을 보면 삼성전자가 46.4% 급감했으며 LG필립스LCD(적자전환), LG전자(-31.2%), 현대차(-30.1%), 기아차(-89.3%), 대우조선해양(적자전환) 등 수출 대표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졌다.

삼성증권 이강혁 투자정보팀장은 “세계 경기가 둔화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 급락한 원·달러 환율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기업실적이 크게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선 1·4분기 주요 수출기업이 실적에 적용한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2원으로 지난해 1·4분기 1,173원에 비해 151원이나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철강 같은 소재 관련주는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중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80% 증가했고, 현대하이스코도 영업이익이 68.4% 증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 강세가 예상보다 크게 기업 실적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에 2·4분기 실적도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원선 연구원은 “2·4분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11%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은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전기전자업종 16% ▲자동차업종 26% ▲조선업 22.8% ▲화학업 12.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관철기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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