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알면 투자전략 보인다… 최근 유가·철관성 강세

2007.10.01 18:25

미국 UC어바인대 경제학교수인 피터 나바로의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책이 있다. 가뭄이 든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커피 생산량이 늘어나 원두커피 공급량이 증가, 커피값이 떨어지면서 스타벅스의 순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유가를 비롯해 곡물, 비철금속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주식 투자자라면 원자재가격의 등락과 같은 거시경제적인 지표의 변화가 어떻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필수다.

‘원자재’ 알면 투자전략 보인다… 최근 유가·철관성 강세

◇가격 전가 여부가 변수=원자재값이 오르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원가가 올라가 기업의 수익이 나빠진다.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지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똑같이 원자재를 수입하더라도 혜택을 보는 업종이 있다.

기준은 생산품에 대해 원가 부담을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즉 원재료가 오른 만큼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는 얘기다. 공급자의 시장 지배력이 높고 가격이 변동해도 수요가 여전한 제품일수록 이익은 늘어난다.

대표적인 업종은 철강이나 비철금속, 정유 등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이들 업종에 대한 수요는 필수적이고 소수의 특정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나 철광석, 비철금속 가격이 오를수록 이익의 폭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철광석으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와 고철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로 크게 양분되는 국내 철강업체의 경우를 보자.

올초와 비교해 고철의 t당 가격은 20.3% 올랐지만 현대제철의 주가는 139.7%(1월2일~10월1일) 급등했다. 유가도 배럴당 80달러 대를 훌쩍 넘어섰지만 고도화된 정제시설을 갖춘 에쓰오일의 주가는 연초보다 21.3% 상승했다.

◇전방산업은 피해=원자재를 1차적으로 가공하거나 정제, 제련하는 업종보다는 이를 원료로 생산하는 전방산업의 피해는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품에 가격부담을 전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정영훈 연구위원은 “정유업체와 달리 원유를 정제한 뒤 나오는 나프타로 기초유분을 만드는 석유화학업종은 화학, 화섬업종을 비롯해 영세한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판매처로 갖고 있어 가격전가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위원은 “열연강판을 이용해 냉연강판을 만드는 업종도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등 공급업체가 많고 가격전가가 쉽지 않아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들어 LG화학이나 한화석유화학 등 유화업체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이나 중동 지역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등 외부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원가부담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급등세인 국제 곡물가격은 대부분 제분업체와 주요 식음료 업체의 주가를 지지부진한 상태로 만들었다. 하지만 대한제당은 원당값 하락과 최근 태양열 발전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데 힘입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단순히 원자재값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밖의 수많은 요인이 개별 기업의 상황과 맞물려 주가를 움직이는 것이다.

〈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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