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G20 의제는 ‘통화질서 개편’

2010.11.14 20:29 입력 2010.11.14 22:38 수정

프랑스 “기축통화 다극화를”… 중국·브라질 등 가세

내년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환율문제를 뛰어넘어 흔들리는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통화질서 모색이 핵심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장국인 프랑스가 미국 달러화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를 다극화 체제로 이행하자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온 데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불만이 큰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들도 적극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논의가 성과를 거두게 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년간 유지돼온 세계 경제질서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서울 정상회의 종료와 함께 G20 의장국 자리를 이어받은 프랑스는 환율갈등의 더욱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국제통화 체제의 개편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그동안 기축통화 문제를 내년 G20 회의에서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당장 내년 2월 재무장관회의에서부터 환율문제를 종식할 해법으로 현재 달러화가 가진 기축통화 지위에 제동을 걸고, 기축통화를 다각화하는 방안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브라질 등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자국 통화의 절상 압력이 커지고 있는 신흥국들도 기축통화 변경 논의에 적극적이다.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을 처음 쓴 브라질의 기두 만테가 재무장관은 “각국의 보유외환과 국가 간 금융거래를 달러화가 아닌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기준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로 이뤄진 SDR에 중국 위안화, 브라질 헤알화를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은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국제통화 전략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지난 6월 위안화 무역결제 해외대상지역 제한을 없앤 데 이어 최근 외국기업들이 중국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위안화 결제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4분기 20억위안에 불과하던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10년 3·4분기 1265억위안으로 급증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선진국의 발언권이 낮아진 대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기축통화 체제에 균열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이 G20 회의에 앞서 6000억달러에 이르는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 것이 달러화 체제에 대한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