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애국심 호소에 삼성 “인종적 편견”

2013.11.20 22:18 입력 2013.11.20 23:30 수정

“삼성 임원 왜 안나오나” 공격

손배액 재산정 1심 공판 격론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1심 공판에서 삼성과 애플은 ‘인종 차별’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론을 벌였다. 애플은 재판 내내 애국심에 호소했다. 미국 기업을 보호해 달라는 주장이었다. 삼성은 ‘재판 무효’를 주장하며 애플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1심 공판에서 애플의 해럴드 맥엘히니 수석 변호인은 “내가 어렸을 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TV를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매그나복스를 비롯한 미국 TV 제조사들이 한때는 번창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법을 어기는 대가가 소액의 벌금뿐이라면 삼성의 베끼기가 성공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측은 또 “재판 절차를 얼마나 무시하길래 삼성 임원들은 재판에도 나오지 않느냐”며 공격을 계속했다. 삼성전자 측 빌 프라이스 변호인은 즉각 응수했다. 그는 “애플이 인종적 편견에 직접 호소했다”며 “재판 무효를 선언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루시 고 재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공방이 벌어지기에 앞서 최후 진술에서는 ‘애플의 잃어버린 이익’을 놓고 논박이 벌어졌다. 애플 측 빌 리 변호인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 라인 전체를 체계적으로 베껴 수익을 앗아갔다”며 “삼성 측이 로열티로 2만8000달러를 제시한 것은 애플 디자이너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판은 ‘삼성이 무엇을 했느냐’에 관한 것이지, ‘이렇게 할 수도 있었다’거나 ‘이렇게 하려고 했다’ ‘이렇게 했어야 한다’를 다루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 측 프라이스 변호인은 1시간30분간에 걸쳐 애플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아이폰의 ‘독창성’ 주장을 겨냥해 “사랑, 예쁘다, 마법, 아름다움, 혁명, 우아함, 놀라움 같은 단어를 애플이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은 늘 경쟁자 제품을 분석해 벤치마크로 삼는다”며 “선을 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법이 정하는 대로 배상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루시 고 판사는 “배상액 산정이 개인적 호불호나 의견, 선입견 등에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고 배심원단에 주문했다. 손해배상액 재산정 결과는 이르면 20일(한국시간 21일) 나올 예정이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