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제 먹통 없다”…화재·자연재해 철통 방어 체제 구축

2024.06.13 06:00 입력 2024.06.13 06:01 수정

‘24시간 무중단’ 운영 첫 자체 IDC ‘데이터센터 안산’ 가보니

카카오가 지난 11일 언론에 공개한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왼쪽)과 운영을 통제하는 종합상황실 모습.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지난 11일 언론에 공개한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왼쪽)과 운영을 통제하는 종합상황실 모습. 카카오 제공

서버 12만대 ‘안정성’ 초점…전력·통신 등 모든 시스템을 이중화
정신아 대표 “뼈아픈 경험의 산물…AI데이터센터 추가 건설 추진”

지난 11일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라이언, 어피치, 무지, 튜브 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조형물들이 한 건물 안팎에서 방문객을 맞았다. 지난해 9월 준공해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다. 월 4870만명이 이용하고, 매초 4만5000건의 메시지가 오가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데이터를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0.02초만 전력 공급이 끊겨도 다운된다.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핵심이다.

카카오는 이날 취재진에게 연면적 4만7378㎡(약 1만4000평) 규모의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개했다. 총 12만대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6EB(엑사바이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1EB는 10억GB(기가바이트)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의 최우선 가치로 ‘안정성’을 내걸었다. 배경에는 2022년 10월15일 카카오가 임차해 쓰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가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저희에겐 트라우마 같은 뼈아픈 경험”이라며 “다시 이런 장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데이터센터 설계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안산은 전력, 통신, 냉방 등 주요 시스템을 전부 이중화했다. 한쪽에서 이상이 생겨도 다른 한쪽에서 대응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이중화할 수 있는 건 다 이중화했다”고 말했다. 화재, 지진, 홍수,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와 재난을 고려해 설계했다.

데이터센터 안산의 전산동 3층 서버실에 들어가니 서버 소음 속에서 직사각형 서버가 층층이 들어찬 철제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3층부터 6층까지 층당 2개씩 총 8개의 서버실이 있다. 1~2층에는 비상발전기, 배터리,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설비를 배치했다. 보통 데이터센터 설비실이 지하에 있는 것과 달리 지상층에 구축해 침수 가능성에 대비했다.

카카오는 특히 2층 배터리실에 힘을 줬다. 2년 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건물 지하 3층 배터리실에 있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타면서 시작된 영향이다. 카카오는 4단계 화재대응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하고, 모든 전기 패널에 온도 감지 센서를 달아 비정상적인 온도 상승을 곧바로 감지하도록 했다.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내부 감시 시스템이 자동으로 감지해 해당 배터리 전원을 차단하고 방염천을 내려 불길이 번지는 걸 막는다. 이후 단계적으로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한다. 다음으로 방수천을 올려 냉각수를 지속적으로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한다. 소방서와 연계해 진화하는 게 마지막 단계다.

불이 나더라도 각 배터리 캐비닛 단위로 독립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주황색 박스 모양의 배터리 위쪽에는 소형 소화기가 달려 있고, 양쪽에는 냉각수가 나오는 배관이 설치돼 있었다.

카카오는 안산에 이어 제2의 데이터센터 건설도 추진한다. 정 대표는 “AI(인공지능) 기술 기반 서비스와 미래기술 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로 구축할 예정”이라며 “현재 설립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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