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확 번진 여드름, 원인는?

2009.07.02 16:17 입력 2009.07.02 17:44 수정
김문호 한의원 원장

세상은 참 불공평한 것 같다.

머리 좋고 집안 좋고 몸매 되고 얼굴 되면 웬만 해 성질이 까탈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집안 형편 어렵고 성장과정 힘들고 몸매 안되고 키 안되고 얼굴까지 빠지는 경우라면, 특히 여성이라면 어찌 까탈하지 않을 수 있고 어찌 모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음이 밝으면 저절로 현실이 풀리고 마음이 어두우면 일이 꼬이는 이치야 다들 익히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힘든건 힘든거다. 그러니 찡그려 지고 피부엔 트러블이 생길 수 밖엔 없다. 물론 스트레스 독성에 의해 살도 찌고 얼굴에 멍게 아가씨들이 모여든다.

이번엔 나이 서른셋에 아직 시집 안가고 사회생활 커리어하게 잘 하고 있는 지인의 이야기다. 이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5년 전 여름이었다. 참 더웠다, 습기도 많고.

M본부 아침 생방송 섭외차 찾아온 작가. 방송 일로 한의원을 찾아온 그 작가는 한눈에 봐도 심한 비만이었다. 복부 비만에 사지 비만, 특히 옆구리 살과 내장비만이 심했다. 20대 나이에도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애고고 비명이 입버릇처럼 딸려 나왔다. 얼굴은 그때만 해도 자그마한 좁쌀(미립종 계통)반응 정도만 있었지 별로 심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백옥에 가까운 얼굴 상태였다. 다소 홍조를 띠고 있는 건 살이 찌니 숨도 차고 열도 오르내리고 해서 생긴 정도의 홍조였다.

1차 미팅을 하고 1주일 후 다시 만난 그녀의 얼굴은 좁쌀이 커져 곪기 시작하고 군데 군데 작은 좁쌀들이 붉으락하게 올라오면서 염증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도 그냥 피곤해서거니, 생리주기 때문인 정도일 수 있는 증상이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다음 주 생방송하러 스튜디오로 갔을 때 필자는 깜짝 놀랐다. 온 얼굴에 화농이 너무 심하게 진행이 되어 이마 볼 턱 목 두피 뒷통수까지 염증이 진행 된게 아닌가 . 농 딱지가 누렇게 앉아있고 굵다랗게 곪아터지기 직전인 종기염증들 곧 터져올라올 수많은 좁쌀들이 붉으락 뺀질하게 충혈돼 팽창해 있었다.

방송을 마치고 곧바로 한의원으로 불렀다. 진맥과 상담을 통해 이 환자는 지루성 피부염, 화농성 습진, 접촉성 피부염, 바이러스 감염증, 비만성 여드름, 성인형 여드름, 스트레스성 여드름 등으로 판명을 내렸다.

작가들이 다 그렇듯이 업무의 특성상 잠을 제 때 못잔다. 스트레스는 엄청 많고 보통 2·3편의 일을 겹쳐서 맡는 경우가 많다. 잦은 야근에 제때 식사를 못하니 먹는게 불규칙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당연히 살이 찔 수 밖엔 없다. 이 사람은 원래 비만 체질 집안이라 어릴 때부터 비만으로 고생을 많이 했고 소아 당뇨를 앓았었는데 다행히도 쾌유가 되었다 한다. 물론 잠재해 있다고 봐야하지만.

문제는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이런 여러 가지 환경적 선천적 요인들이 누적된 상태에서 화장품을 갑작스레 바꾸게 됐다는 말이었다. 조그만 좁쌀들이 화농되기 시작한 이유가 화장품에 의한 화학적 접촉성 피부염이었던 것이다. 이 정도만 돼도 그냥 낫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다음은 수영장을 다녀와서는 완전히 뒤집어지기 시작했단다. 안 그래도 화장품 부작용에 시달리던 얼굴 피부를 수영장 독한 소독물에 담그고 남들이 흘려놓고 간 독성성분들이 얼굴에 난 상처를 통해 그대로 유입되어 버린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이 같이 오게 된것이다. 어쩐지 범상치 않은 얼굴 염증상태라 생각했다. 보통 왠만 한 지루성 피부염이나 성인형 여드름은 그 정도까지 심하진 않는다.

▷ 1차 치료 : 얼음 찜질을 통한 COOLING작업
목 뒷덜미 아래쪽에 있는 톡 튀어 나온 목뼈(대추혈)자리에 얼음을 올려놓고 식혀주면 상부로 올라온 열이 내려가 얼굴주변에 생긴 염증반응이 빨리 없어진다. 염증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고단위 항염증 한약(내복약, 외용약)을 처방 :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특히 여성인지라 대외 활동에 장애를 부를 수 있고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서.

▷ 2차 치료 : 청심 안폐 치료
심장 열과 폐열이 상공해 있는 상태라 그 열들을 해독하고 하강시켜 아랫 단전으로 끌어 내리는 처방을 해 열의 상공으로 인한 얼굴 주변 지방성분들이 곪는 것을 막아주고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성인형 여드름을 치료 예방.

▷ 3차 치료 :비만 체질 개선
전신 비만 특히 복부와 내장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비만 전문 체질 개선 처방. 지방이 과도하게 형성되면 그 지방질들이 열을 쉽게 발생시키고 잘 곪게 된다.

위의 치료 과정을 통해서 얼굴 염증은 거의 1주일 만에 완화, 2주일만에 깨끗해졌고 열이 쉽게 떠서 마치 갱년기 여성과 같던 증상도 거의 소멸되고 체중도 거의 25kg감량해 말쑥한 외모를 갖추게 됐다.

아쉬운 점은 턱살이 빠지면서 늘어진 피부와 팔뚝과 배의 늘어진 살이 빨리 수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은 체질 개선 한약을 복용해서 살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뺀 경우는(살을 억지로 빼는 굶기나 무리한 운동과는 다르게) 늘어진 피부도 같이 수축하기 마련인데 이 환자는 너무 오래 피부의 탄력을 관리 못한 것 같았다.

피부 수축을 직접 유도하고 피부의 재생을 촉진시켜 달라붙게 만드는 약침과 침 요법으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긴 했어도 피부는 다 수축 시켜 주었다.

<김문호 한의원 원장>



[김문호의 비만과 한방]얼굴에 확 번진 여드름, 원인는?


김문호 원장은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정책이사와 정보통신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총괄이사, 국회한방의무실 대표원장, 김문호한의원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MBC,KBS, SBS 등 TV·라디오에서 건강 패널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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