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신감 높여주는 난독증 처방

2009.08.19 17:48 입력 2009.08.20 09:33 수정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난독증 극복하기]](3)자신감 높여주는 난독증 처방

몇 해 전 난독증을 앓고 있는 한 청년이 사랑하는 여성의 도움으로 난독증을 극복하고, 유명 배우로 성장하는 <별을 쏘다>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난독증이라는 것에 대한 관심과 환기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난독증으로 말못할 고민을 안고 있던 사람들은 난독증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문제라는 희망 또한 갖게 됐었다.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난독증은 현실 속에서도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문제다. 완치는 아직 어렵다고 해도, 다양한 훈련을 통해서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까지 증상이 개선될 수도 있다.

과도한 빛 투과 차단 색깔렌즈 도움

위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낱말카드 등을 활용해 열심히 난독증 극복을 도왔다. 이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낱말카드뿐만 아니라 난독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증상 개선을 위한 CD, TAPE 등 다양한 시청각 교재가 나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과도하게 투과되는 빛을 차단하는 색깔렌즈가 외국의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시각적 난독증의 증상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학습정보들은 눈의 망막을 거쳐 대뇌로 전달될 때 시신경세포인 ‘마그노세포(Magno cell)’를 통해 움직임, 공간, 위치 등을 파악하게 되는데, 이 세포가 작거나 불완전하면 특정 색상의 파장이 지나치게 투과되면서 난독증 증상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형광등, 광택지, 밝은 햇빛, 촘촘한 글씨, 컴퓨터 작업 등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색깔렌즈를 사용하는 방법은 이렇게 과도하게 투과되는 빛의 파장을 렌즈를 통해 차단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왼쪽 눈의 시각인지에 문제가 있다면 왼쪽 눈에 인지속도가 빠른 색상의 렌즈를, 정상인 오른쪽 눈에는 인지속도가 느린 보정렌즈를 처방해 양쪽 눈의 시각정보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시각인지에 문제가 있는 색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깔렌즈이지만 이 렌즈를 착용한 본인은 전혀 색이 느껴지지 않아 불편함이 없다.

하이퍼포먼스브레인 연구소 박형배 소장은 “색상에 대한 과민성이 원인이 되는 난독증의 경우 안과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전제하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특정 색상의 파장을 찾아 교정해 주는 필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과에서 시각적인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은 아이가 난독증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인근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여러 색의 투명 필름지를 통해 아이에게 글을 읽도록 권해보자. 이때 아이가 더욱 편안하게 글을 읽게 된다면 전문적으로 나와 있는 색깔렌즈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크로마젠 시스템, 난독 증상 개선·자신감 높여

크로마젠 렌즈 검사키트와 렌즈.

크로마젠 렌즈 검사키트와 렌즈.

우리나라에는 최근에 출시된 ‘크로마젠 시스템(영국 캔톤&니셀)’이 이러한 난독증의 증상개선을 위한 색깔렌즈다. 이미 영국은 물론 미국 등에서 특허를 받았으며, 미국 FDA 승인도 받았다. 24개 국가에서 색각이상자의 색 분별력 향상용 및 난독증 환자의 독서력 향상용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난독증 보정렌즈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정식 수입품목허가를 받았다.

실제로 제조사인 캔토&니셀사의 안과 고문인 데이비드 해리스에 의해 1995년 개발된 크로마젠 렌즈를 활용한 난독증 증상개선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회사가 434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난독증에 대한 크로마젠 렌즈에 대해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90% 이상이 읽기, 쓰기와 이해력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개선도 측면에서도 90% 이상 증상이 개선된 경우가 112명에 달했으며, 75% 이상이 131명, 60% 이상이 97명, 45% 이상이 51명 등으로 조사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또 최소한 45%는 평가 6개월이 지난 후에 읽기와 쓰기 숙련도에 있어 개선효과가 있었다. 데이비드 해리스 박사는 “크로마젠 렌즈를 사용하면서 기본적인 읽기, 쓰기 능력은 물론이거니와 난독증 어린이들의 자신감이 크게 살아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크로마젠 렌즈가 난독증 아이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게 펼쳐나가도록 하는 그 첫 출발선이자, 지속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마젠 렌즈는 색맹, 색약 검사처럼 난독증이 있는지를 판별해 각각 개인에 맞게 렌즈를 처방해주는 시스템으로 검사키트와 렌즈들로 구성돼 있다. 동공부분에만 8가지 다른 색으로 착색돼 있으며, 색상의 농도와 착색부위의 크기에 따라 21가지 종류가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적용되고,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 한시적으로만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안경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크로마젠을 판매하고 있는 범산통상의 고민수 대표는 “난독증은 일반인에 비해 빛의 영향을 받는 일반적인 학습장애로 약간의 도움만 있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며 “크로마젠이 그 과정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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