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표적항암제, 환자 부담 줄여야

2018.05.08 21:36 입력 2018.05.08 21:39 수정
김영탁 |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

여성 암은 여성성과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뿐더러 치료 자체만으로도 힘들다보니 일반인의 관심이 높은 질환이다. 예방과 치료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자궁경부암은 암 중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존재하며, 유방암은 정부 및 민간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5년 상대 생존율’(5년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유방암과 함께 3대 여성 암으로 꼽히는 난소암은 여전히 난제로 남겨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난소암은 식습관 변화, 저출산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환자 수가 2013년 대비 49% 급증했다. 그러나 다른 여성 암과 달리 확립된 조기 선별검사가 없다보니 5년 생존율이 15~20%에 불과한 난소암 3기 이후 병기에 첫 진단을 받는 환자가 70%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더라도 전체 환자 중 75%, 즉 4명 중 3명꼴로 재발한다는 점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2015년 난소암 환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난소암 재발 환자 79%는 평균 2.08회 재발을 경험했으며, 85%는 치료 시 재발의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처럼 재발과 치료가 반복되는 등 예후가 나쁘다보니 전체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국가암등록통계 2016년 1월1일 기준)은 64.1%로, 유방암(92.3%)과 자궁경부암(79.9%) 대비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난소암 치료의 핵심은 효과가 뛰어난 약제 사용을 통해 환자 부담을 줄이고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BRCA 유전자 변이 재발성 난소암에서 사용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표적항암제가 등장해 일반인보다 20배 이상 난소암 발생률이 높은 BRCA 유전자 변이 보유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급여기준상 투여기간이 15개월로 제한되어 있는 탓에 환자 중 투여기간 후 경제적 부담으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5월8일은 올해로 8년째를 맞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었다. 지난해 25주년을 맞이한 유방암 핑크리본 캠페인에 비해 짧은 햇수가 상대적으로 난소암에 대한 낮은 관심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난소암 환자들이 나쁜 질환 예후를 극복하고, 적어도 경제적 부담으로 약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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