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70~80% ‘만성화’…조기 발견하면 99% ‘완치’

2019.01.22 21:06
김문영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국내 C형간염 환자 30만명 추정

이 중 80%는 감염 모른 채 생활

[의술 인술]C형간염 70~80% ‘만성화’…조기 발견하면 99% ‘완치’

“건강검진에서 만성 C형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놔두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하니 큰 걱정입니다. 그동안 별다른 이상 증상도 없던 터라 당혹스럽습니다.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나요?”

최근 외래진료실에서 만난 60대 후반 남성 환자의 사례처럼, 우연한 기회에 만성 C형간염으로 인한 간질환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질환이 있어도 증상을 인지하기 어렵다. 간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도 조기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할 정도로 만성화 위험이 높다. 이 중 약 30~40%는 20~30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해 사망 위험성이 더 커진다.

현재 국내에는 약 30만명의 만성 C형간염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치료를 받는 환자 수는 10명 중 약 2명에 불과하다. 대다수 환자는 거의 무증상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검사와 치료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 추정 환자 10명 중 나머지 8명은 감염 여부도 알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감염원이자 잠재적 환자다.

이들이 감염 관리 및 통제가 어려운 무허가 시술소에서 출혈을 동반하는 문신이나 침습성 시술 등을 하는 경우, 다른 개인 및 집단에 C형간염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사태를 일으킬 위험도 상당하다. 특히 C형간염은 예방백신도 없어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만성 C형간염 검진이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C형간염 검진은 개인적으로 받아볼 수밖에 없다.

만성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한 병이다. 치료도 비교적 간단하다. 4~5년 전만 해도 어려운 치료과정과 낮은 치료 성공률로 완치가 어려웠지만 2014년부터 치료 효과·기간, 복용 편의성 등이 우수한 먹는 약들이 나왔고, 이제는 조기 발견만 하면 유전자 유형에 상관없이 최소 8~12주 치료를 통해 99%의 높은 성공률로 완치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 같은 만성 C형간염 치료제의 획기적인 발전과 질환의 위중성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의 전 세계적 퇴치를 촉구하며, 만성 C형간염 검진 대상 기준을 제정하고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과 유병률이 큰 연령대의 검진과 신속한 치료를 권고했다.

새해 건강 계획으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감염되고 무증상이어서 방치하기 쉬운 만성 C형간염 검진을 받는 것은 어떨까.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된 이후 후회하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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