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왜, 목욕탕에서 배를 ‘탕탕탕’ 두드릴까?

2024.03.10 09:00 입력 2024.03.10 09:02 수정
김진세 정신과 전문의 heart2heart.kr

>> 주변 눈치 안 보는 ‘노매너’…비뚤어진 자기애 때문일 수도

늙으면 왜, 목욕탕에서 배를 ‘탕탕탕’ 두드릴까?

‘탕탕탕.’ 고요한 목욕탕의 정적을 깨는 찰진 타격음에 깜짝 놀랐다. 폭발음을 추적해보니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노인이 자신의 배를 두 손바닥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밀폐된 좁은 장소인지라, 소음은 고막을 때리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연신 배를 두들겨댄다. 이미 뱃가죽은 뺨 맞은 볼처럼 붉게 물들었다.

왜 배를 두드릴까? 고릴라는 가슴팍을 쳐서 내는 소리로 다른 동물들을 위협한다는데, 벌거벗고 있는 목욕탕에서 누굴 위협하려는 목적은 아닐 텐데. 비의학적인 의견이지만, 내장기관이 좋아진다거나 변비에 특효라고들 하기도 한다. 심지어 뱃살을 빼기 위해서라고도 한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자기학대적 행위로 보이기도 한다. 또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면, 성격적으로 비뚤어진 자기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늙으면 왜, 목욕탕에서 배를 ‘탕탕탕’ 두드릴까?

무슨 목적이라도 상관없다. 자기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똥물을 먹어도 상관할 일이 아니다. 주변의 시선이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치 없이 구는 ‘노매너’가 문제다.

늙으면 다 저런다고 싸잡아 욕을 할까 봐 걱정이고, 부끄러움은 지켜보는 사람의 몫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나이 듦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대사처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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