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스키다시’는 공짜 아닙니다

2007.12.06 10:00

흔히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일본만큼 음식문화가 한국과 다른 곳도 없다.

한국관광객들이 일본 식당에서 가장 많이 싸우는 것은 우습게도 ‘스키다시’ 때문이다. 일본관광진흥회 이주현 과장은 “한국에서처럼 무료로 반찬을 내놓는 경우는 없다. 관광객들이 다쿠앙(단무지) 하나도 돈을 받느냐고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은 추가반찬은 다 돈을 내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추가반찬은 일본어로 ‘오카와리’라고 한다. 공짜 오카와리가 인정되는 것은 대개 2가지. 밥과 미소시루(된장국)다. 공기밥은 돈을 받는 한국과는 반대다. 일본의 경우 심지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 패밀리레스토랑도 커피 리필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일본의 경우 조금 괜찮은 식당이라면 무조건 예약이 필수다. 워낙 예약문화가 발달돼 있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한다. 정식인 가이세키(화석) 요리 등은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게 원칙. 예약하지 않으면 손님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이세키 요리는 밥이 가장 늦게 나온다. 따라서 마지막엔 반찬도 없이 밥만 먹어야 할 때도 있다. 사시미는 대개 한국보다 비싸며 사시미를 제대로 내놓는 식당도 많지 않다. 암(岩)이 붙은 식당은 우동집 등 대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혹시 비즈니스차 일본인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고 가정해보자. 자리가 비었다고 덜컥 테이블에 앉으면 실례다. 종업원들이 안내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일본 문화다. 식사에 앞서 술을 주문할 때는 일본 술이나 양주를 좋아하더라도 먼저 맥주 한 병을 시킨다. 맥주로 먼저 건배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걸 ‘마즈와 비루’(일단 맥주)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밥그릇을 들고 먹는다. 우리가 2차 술집을 찾듯 일본 사람의 2차는 대개 라멘집이다. 해장용이라며 간단한 라면을 먹고 헤어진다. 그래서 라멘집은 대개 밤늦게까지 하는 곳이 많다. 늦은 시간에 식당을 찾는다면 라멘집이나 우동집부터 알아보자.

라멘 맛은 한국과 딴판이다. 일본 음식에 질려 “개운한 라면이나 먹자”고 라멘집을 찾았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일본 라멘 국물은 한국처럼 매콤하지 않고 대부분 느끼하다. 돈코스라는 돼지뼈국물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미소라멘(된장라면), 시오라멘(간장라멘) 등 정도만 돼지국물을 쓰지 않는다.

우동과 소바(메밀국수)를 먹는 방법도 한국과 다르다. 일본 사람들은 한가닥씩 소스에 찍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제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식사 중 소리를 내는 것은 실례라는 서양과는 정 반대다. 물론 국수류에 한정된다.

일본말도 서툴고 식당의 가격도 알아볼 수 없고 간단히 음식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를 찾는 게 현명하다. 철도역, 지하철, 백화점, 지하상가 등에서 파는 도시락은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하다. 자판기 문화의 천국이라 일본엔 자판기 도시락도 있다. 이외에 덮밥류나 카레는 싸고 실패할 확률이 낮다.

〈최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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