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한국의 진짜 막걸리맛…정동 ‘자희향’

2013.04.01 17:20

막걸리는 우리 술이지만 시중의 모든 막걸리가 우리 고유의 기술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막걸리의 맛과 향의 60% 이상을 좌우하는 것은 발효제인 누룩이다. 전통 막걸리는 국내산 햅쌀에 국내산 생밀을 굵게 간 전통 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한다. 전통 누룩에는 다양한 균이 서식해 재료의 가공법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전통 막걸리가 맛있는 비결이다.

하지만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막걸리는 일본식 개량누룩(입국)을 발효재로 사용한다. 입국에는 다양한 균이 존재하지 않기에 어느 술이나 맛이 비슷하다. 여기에 단맛을 내는 첨가제 ‘아스파탐’을 첨가한 뒤 최대 7일간 발효시켜 만든다. 맛과 향이 전통식보다 덜할 수밖에 없다.

덕수궁길 ‘경향아트홀’ 2층에 자리잡고 있는 막걸리바 ‘자희향’은 제대로 된 전통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서울의 몇 안되는 곳이다. 전남 함평의 자희향 양조장이 직영하고 있다. 전통주명인 박록담씨와 그의 제자인 양조가 노영희씨, ㈜달하 김준수 대표가 함께 운영한다.

[맛집]한국의 진짜 막걸리맛…정동 ‘자희향’

자희향의 막걸리는 일반적인 막걸리와 다르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달큼하게 입안에 감기면서도 풍부한 꽃향기가 피어오른다. 단맛도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의 달달한 감칠맛이다. 숙취도 없어 다음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같은 맛의 비결은 ‘저온 장기 숙성’에 있다. 보통 막걸리가 일주일 전후의 발효 과정을 거쳐 시중에 나오는 데 비해, 자희향은 찹쌀을 밀누룩으로 2번 발효시켜 100일 숙성한다. 이렇게 긴 시간 숙성되기에 감미료를 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단맛이 배어나온다. 장기 숙성은 또 숙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희향은 최근 한국의 명주를 맛보기 위해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억원 남짓이다. 2013년 목표는 직영점 2개를 추가 여는 것. 그 중 하나는 일본에 열 예정이다.

자희향의 사업을 담당하는 김준수 대표는 “한국 술집의 차별화요소는 인테리어나 퓨전안주가 아닌 바로 술 맛이어야 한다”라며 “최근 막걸리바가 소수 운영되고 있지만 본질인 술맛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호프나 이자카야 문화처럼 막걸리를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는 “제조역사가 100년 밖에 되지 않는 현재의 입국 막걸리가 아닌, 그 이전 시대의 술상품을 개발해 경쟁력 있는 술맛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우리도 와인이나 사케와 같은 술문화를 갖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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