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스스로 창출한 ‘진짜 일자리’

2009.06.01 17:52 입력 2009.06.02 01:28 수정
대전 | 정혁수기자

충남, 벽화 그리기·폐관정 복구 등 사업 확정

생색내기 아닌 진정한 ‘희망근로’ 성과 주목

정부의 희망근로사업이 1일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주민 스스로 지역에 맞는 사업을 창안하고, 이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주민제안 일자리 발굴사업(LIP)’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1일 열린 ‘희망근로프로젝트 설명회’에서 희망근로 참여자들이 주먹을 들어올리며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서성일기자>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1일 열린 ‘희망근로프로젝트 설명회’에서 희망근로 참여자들이 주먹을 들어올리며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서성일기자>

충남도는 이런 새로운 개념의 ‘주민제안 일자리 발굴사업’을 추진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행정기관에서 일방적으로 기획해 사업대상 등을 선정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정부의 희망근로사업이 생계지원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에도 불구, 생색내기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주민 창안 일자리발굴사업’은 주민참여를 전제로 한 수요자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충남도가 추진키로 한 사업은 지역 주민이 제안한 것으로 지하수 보전을 위한 폐관정 복구사업, 공공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지역환경개선 마을벽화 그리기, 소외 지역을 찾아가는 행복찾기 콘서트 등 17개 사업이다. 충남도는 중앙정부가 지원한 희망근로 프로젝트 총사업비 400억원 중 약 8%인 33억여원을 이들 사업에 투입키로 했다. 주민의 일자리 발굴사업 아이디어는 지난 2월 충남도가 발족시킨 ‘일자리 창출 전략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충남발전연구원 김용웅 원장이 “관 주도로 사업을 책정해 인력과 예산을 일선 시·군에 배정하는 식이라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민 스스로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자리 사업은 전례가 없어 일선 시·군 공무원들은 물론 주민들도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 사업 공모를 발표하고 8일간 접수한 결과 사업 신청은 광역사업 3건, 시·군사업 26건 등 모두 29건에 불과했다. 비록 사업신청 건수는 적었지만 사업을 심사한 전문가 등은 그 내용은 기발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행복찾기 콘서트’의 경우 음대를 졸업한 미취업자들이 천안시내 공공장소에서 클래식 공연을 펼치는 것은 물론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음악 지도를 하는 것이다.

마을 벽화그리기 사업도 공공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마을의 환경을 수준높게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주민들이 찾아낸 사업은 농기계 순회서비스, 농번기 농촌일손 지원 등이다.

도는 전문가의 심사 과정을 거쳐 29건 중 사업 타당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17개 사업을 최종 확정했다.

충남도 김현철 고용정책담당은 “주민들이 내놓은 갖가지 사업 제안을 접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많이 확인했다”며 “주민들의 바람대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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