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들 “국제 공조로 4대강 사업 중단시킬 것”

2010.03.01 17:38 입력 2010.03.02 00:48 수정
연기 | 정혁수 기자

연기 금남보서 현장조사 결과 공개…오랜 세월 형성된 강을 파헤쳐 생태계 파괴

70년대 ‘전일본국토개조론’ 실패 교훈 삼아야

일본의 환경단체 대표와 교수·변호사 등 습지 전문가들이 한국정부가 벌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경향신문 3월1일자 11면 보도) 이들은 또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적 활동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 환경운동가들이 1일 충남 연기군 금남보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정혁수 기자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 환경운동가들이 1일 충남 연기군 금남보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정혁수 기자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에 참석한 일본 람사르네트워크의 하나와 신이치 공동대표 등 12명은 1일 4대강 공사현장인 충남 연기군 금남보 건설현장을 찾아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한 번 훼손된 강과 습지를 되살리는 일은 엄청난 시간과 예산낭비를 초래함은 물론 파괴된 생태계를 되살리기 쉽지 않다”며 “생태계를 훼손하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7일부터 남한강과 낙동강, 금강 등에서 공동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를 건설하는 공사가 미래 위험요인이나 환경영향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평가 없이 강행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공사를 통해 다양한 식물 서식처가 파헤쳐지고 복원이라는 이름 아래 다수의 동식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죽음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었다”며 “주민들은 4대강 사업과 무관하게 생활이 어렵다고 증언해 일자리 창출은 공사를 수주한 토목건설회사들에만 해당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 하천정비 전문가로 알려진 이마모토 히로타케(교토대 명예교수)는 “일본정부도 1970년대 전일본국토개조론를 내걸고 댐·도로건설 등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했지만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실패로 끝났다”며 “일본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정권을 잡은 정치인들이 (무분별한) 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면에 감춰진 이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몇 백년, 몇 천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형성된 강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몇 년 새 개발한다는 것은 그곳에 서식하고 있는 수많은 생물 다양성을 붕괴시키는 범죄행위”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국내외에 알리고 4대강 사업의 환경·사회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국내외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4대강 한·일 시민조사단은 이번 현장방문을 통해 경험한 모든 조사활동 결과를 정리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국내외에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달 말 도쿄에서 일본 람사르네트워크와 한국습지NGO네크워크와의 공동포럼을 개최한 뒤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제 연대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스게나미 다모츠(아리아케 어민 시민네트워크 사무국장)는 “습지와 갯벌 등 생물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한 나라만의 일이 아닌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이 연대하고 저지해야 할 문제인 만큼 일본 람사르네트워트는 앞으로 한국 내 환경운동단체들과 공조해 4대강 사업을 중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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