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대전 도심 ‘벌떼 습격’ 잦아

2010.08.01 21:43 입력 2010.08.01 23:55 수정

“커다란 말벌이 떼를 지어 우리 집을 둘러쌌어요. 처마 밑에는 벌집도 보이고요. 무서워 죽겠어요. 빨리 와서 제거해 주세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43분 대전 중구 대사동의 한 주택가에서 주민 천모씨(46)가 갑자기 나타난 말벌에게 팔 등을 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대원들이 긴급출동해 벌집과 벌떼를 제거할 때까지 이 지역 주민들 역시 한동안 외출을 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1일 오전 11시45분쯤에는 대전 서구 가수원동 ㅇ아파트 7층 베란다에 말벌 떼가 갑자기 출몰했다. 주민들은 긴급출동한 대전남부소방서 구조대원들이 말벌을 제거할 때까지 30여분 동안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공포에 떨었다. 이날 하루 대전지역에서만 20여건의 벌떼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렇게 말벌들이 도심 주택가에서 극성을 떨자 대전소방본부는 ‘벌떼·벌집 주의보’를 발령했다.

대전소방본부의 집계 결과, 지난 6월 한 달 동안 37건이던 벌집 관련 신고건수는 7월 200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7월 하순부터는 하루 평균 20~30건의 벌떼 관련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대전지역 벌떼 관련 신고건수는 2007년 567건, 2008년 791건에서 지난해 1599건으로 급증한 바 있다.

소방본부는 지구온난화와 도시의 열섬 현상 등으로 도심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더운 곳을 좋아하는 벌들이 주택가·상가 등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먹이를 찾아다니는 일벌들이 청량음료 등 식품에 첨가된 당분에 이끌려 도심에 자주 출몰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전남부소방서 하인석 구조대장은 “8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지금보다 2~3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여름철의 말벌은 공격성향이 강하고 독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벌떼를 발견하면 119에 신고하는 것이 상책이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에는 큰 동작을 멈추고 최대한 몸을 낮춰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향기가 진한 화장품이나 화려한 옷은 벌을 자극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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