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완전 공영제’ 15개월만에 교통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 두마리 토끼 잡은 정선군

2021.11.18 15:26

지난 17일 오후 강원 정선군 정선농협 앞 버스승강장에서 주민들이 공영버스인 ‘와와버스’를 타고 있다. 정선군 제공

지난 17일 오후 강원 정선군 정선농협 앞 버스승강장에서 주민들이 공영버스인 ‘와와버스’를 타고 있다. 정선군 제공

“어르신들이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 이후부터 나들이 삼아 읍내 장터에 자주 나오시는 것 같아요.”

지난 17일 오후 강원 정선군 정선농협 앞 버스승강장. 20여명의 노인들이 공영인 ‘와와버스’를 타는 모습을 지켜 본 한 50대 주민은 “40여년 만에 시내버스 운영체계가 민영에서 자치단체 직영으로 바뀐 후 이렇게 큰 변화가 올 줄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상권 주변의 유동인구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선군은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한지 15개월 만인 지난달 말 시내버스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1일 평균 이용객이 193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 시행 전 1일 평균 이용객 1253명에 비해 54.2%가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내버스 이용객이 크게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선군이 시내 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2018년 7월부터 운수회사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시내버스 노선과 운행횟수가 줄어들자 지역주민들이 이동권 보장 제한에 따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정선군은 2019년 적자 노선 등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수회사에 25억원의 운행손실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해마다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고심끝에 ‘시내 버스 완전 공영제’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오후 강원 정선군 정선농협 앞 버스승강장에서 주민들이 공영버스인 ‘와와버스’를 타고 있다. 정선군 제공

지난 17일 오후 강원 정선군 정선농협 앞 버스승강장에서 주민들이 공영버스인 ‘와와버스’를 타고 있다. 정선군 제공

최승준 정선군수는 “예산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영제 추진을 적극 독려했다. 이후 정선군은 ‘공영버스 사업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26억원을 들여 버스와 각종 장비 등 민간 운수회사의 자산을 인수해 2020년 7월 20일부터 공영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정선으로 오라는 뜻을 담아 공영버스의 명칭도 ‘와와버스’로 정했다.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한 것은 전남 신안군에 이어 두번째다.

정선군은 65세 이상 노인과 초·중·고교생,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무료로 공영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인 주민과 관광객에겐 1000원의 단일 요금제를 적용했다.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1400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요금체계였다.

이로 인해 시행 초기에 선심 행정이란 비판도 있었으나 주민들의 호응도가 커지면서 요즘엔 대부분 ‘보편적 교통복지’가 확대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황미화 정선군 노인회 총무부장(60)은 “정선지역 전체 인구 3만5000여명 가운데 1만100여명이 65세 이상 노인들이다”며 “공영제 시행 이후 교통비 부담도 없고, 운전기사들도 친절하게 대해줘 반응들이 좋다”고 말했다. 공영버스 월평균 이용객 4만6690명 중 무료 이용객은 60.2%인 2만8100명에 달한다.

전홍선 정선군 공영버스운영팀장은 “시내버스 공영제 시행 이후 주요 관광지의 방문객이 증가하고, 주변 상권의 경기도 활성화되는 등 직·간접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와 유류비 등을 포함한 공영버스 운영예산으로 연간 42억~45억원이 들어가지만 공영제 시행 전 운수회사에 지급하던 운행손실 지원금 규모를 고려하면 이는 큰 부담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선군은 지역의 청정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2024년까지 친환경 전기버스 10대를 도입하고, 2023년부터 수소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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