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고 끊기고…수원 자전거도로 ‘아찔 라이딩’

2020.05.29 00:46

세류역 인근 등 관리 엉망…말뿐인 자전거 활성화 정책

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주변 자전거도로가 포장이 벗겨져 자갈이 드러난 채 방치돼 있다(왼쪽 사진). 권선구 세류동의 자전거도로는 버스정류장 설치물 때문에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주변 자전거도로가 포장이 벗겨져 자갈이 드러난 채 방치돼 있다(왼쪽 사진). 권선구 세류동의 자전거도로는 버스정류장 설치물 때문에 통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곳곳 울퉁불퉁 사고 위험에
광교 등 불법 주차도 방치
찻길 넘나들며 곡예주행

28일 경기 수원시 세류역(지하철 1호선) 인근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자전거·보행자 분리형)는 인도와 구분되지 않았다. 포장이 벗겨져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었고 깨지고 갈라져 움푹 파인 곳도 여러 군데 눈에 띄었다. 갑자기 도로가 끊기거나 도로 연결 부분에 10㎝ 높이의 턱이 튀어나와 있어 사고 위험이 우려되는 구간도 있었다.

보도블록 교체 공사 등을 이유로 가림막으로 통행을 금지시킨 곳도 있었다. 한 자전거 이용자가 자전거도로가 막혀 통행을 못하게 돼 방향을 틀어 차도로 진입해 페달을 밟자 갑자기 트럭 한 대가 경적을 심하게 울리며 빠르게 스쳐 지나며 위협 운전을 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자전거도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앞을 보지 않는 행인, 자전거도로를 보행로 삼아 걷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급제동을 해야 해서 자전거도로에서도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 없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는 직장인 강모씨(34)는 “도로가 파이고 갈라진 곳이 많아 정신 바짝 차리고 전방 주시에 집중하면서 자전거를 탄다”며 “말뿐인 자전거 활성화 정책 대신에 기존에 조성한 도로만이라도 제대로 관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교신도시와 호수공원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서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로 인해 차도를 넘나들며 위험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여러 명 목격됐다.

시외곽·변두리는 ‘낙제점’
정부 ‘우수도시’ 선정 무색

자전거 동호회원 김모씨(48)는 “자전거도로로 달리고 싶어도 불법 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쌩쌩 달리는 차들이 위험한 건 알지만 그래도 돌발적인 위험 요소가 적은 차도를 이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수원시 자전거도로 대부분은 이처럼 관리가 돼 있지 않은 곳들이 많다. 도심에 조성된 도로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시 외곽이나 변두리에 있는 도로는 ‘낙제점’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자전거 인프라 구축이 잘된 지자체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관리 소홀로 인해 주행 환경이 위험한 곳이 많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우석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 체질을 변화시킬 자전거 교통 정책이 요구된다”며 “자전거도로를 점령한 불법 주정차야말로 자전거 이용을 막는 악순환의 원인”이라며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이 국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기지역에서는 자전거 교통사고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6766건 발생해 111명이 숨지고 7155명이 다쳤다. 매달 2명이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셈이다. 자전거 교통사고 90% 이상은 ‘차대차’로 자동차 또는 오토바이와 충돌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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