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시민단체 반발…“사실상 조례 폐지”

2024.05.08 14:37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개악저지 경기도민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희기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개악저지 경기도민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희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대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는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학교 구성원 간 상호 존중을 위한 취지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개악저지 경기도민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8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위원회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다고 교권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마치 인권조례를 옹호해 폐지는 염두에 두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면서 “하지만 교육청이 입법예고한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를 보면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다는 것을 부칙에 명시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조례안은 마치 학교구성원 모두가 상호 존중을 위해 필요한 조례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학생 인권 정책에 편중돼 다른 주체의 권리와 권한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지역”이라며 “경기도 학생들은 조례를 통해 인권과 민주시민의 가치를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내 인권의 지표였던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만들어질 조례안을 보니 경기교육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김서희양(18)은 “오늘은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5월 모의고사가 열리는 날”이라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다고 하는 고3 학생이 그것도 모의고사 날에 이곳에 온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은 “저에게는 인권조례가 그만큼 간절하고 소중하기에 학생 당자사로서 현장의 모습을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현재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 변한 것이라곤 폭력이 사라진 것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나마 있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구성원을 위한 조례를 만든다는 것은 학생을 위한 조례가 아니다”라며 “학생을 억압하고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조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9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경기도교육청 교원의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 등을 통합한 개편안이다.

임 교육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무조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다고 교육공동체가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새 조례안은 학생인권과 교권의 이분법적이고 대립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존경하는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대안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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