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F1대회 중단”… 새 단체장들, 전임자 비효율 사업 잇단 제동

2014.07.01 21:34
나영석·박용근·이종섭 기자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광주 세계수영 선수촌 재검토

1일 임기를 시작한 자치단체장들이 사업 타당성이 떨어지는 전임자의 대형 사업들을 중단하거나 보류하기로 했다. 전시성 위주의 사업 대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자치행정을 꾸려나가겠다는 흐름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남지사 인수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임자가 지역 최대 사업으로 추진한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를 일시 중단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포뮬러원(F1)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탄 차량이 경기장을 질주하고 있다. | 전남 F1조직위원회 제공

지난해 10월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포뮬러원(F1)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탄 차량이 경기장을 질주하고 있다. | 전남 F1조직위원회 제공

인수위는 F1코리아그랑프리의 ‘지속 개최’와 ‘완전 중단’, ‘2016년 개최’ 등 3개 안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F1코리아그랑프리는 2010년부터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지난해까지 4년간 개최했으나, 올해 대회는 개최권료 협상이 불발돼 무산된 상황이다. 인수위 측은 대회개최에 따른 누적손실이 6000억원에 이르는 데다 대회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하지만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 측과의 계약기간이 7년 남아 있는 만큼 계약중단 시 위약금과 소송비용을 합쳐 최대 1억달러가량을 물어야 해 이 지사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염홍철 전 시장이 추진했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권선택 새 시장은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고가방식의 자기부상열차’를 ‘노면전차(트램)’로 바꾸고, 건설방식도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키로 했다. 재검토 사업은 이 밖에 유니온스퀘어 조성 사업, 엑스포과학공원재창조 등 7개 사업도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문수월드컵축구경기장 내 유스호스텔 건립을 재검토키로 했다. 전임 박맹우 시장이 경기장운영 적자 감소를 위해 관중석 일부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310명 수용 규모의 객실과 회의실을 갖춘 유스호스텔을 짓기로 한 사업이지만 투입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153억8000만원의 투자비용에 비해 연간 예상수익이 5억3000만원 정도에 그쳐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윤장현 신임 광주시장도 건설 중인 도시철도 2호선의 필요성과 건설방식 등을 재논의하고, 광주시 5개구에 분산해 건립할 계획이던 ‘2019세계수영대회선수촌’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종합경기장 부지활용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지사에 당선된 송하진 전 전주시장이 종합경기장 부지를 롯데가 쇼핑몰로 개발하는 대신 컨벤션센터와 야구장을 기증받기로 협약을 체결했으나 김승수 전주시장은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김 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는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인 만큼 시민을 위한 부지로 활용되는 게 옳다”면서 “다각적인 의견을 들어 활용문제를 재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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