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안되는 ‘WBC 제주총회’

2009.11.01 17:48 입력 2009.11.02 01:12 수정
제주 | 강홍균기자

세계 복싱영웅들 불참·동양타이틀전 취소로 당혹

‘시작은 창대했으나….’

2일 개막하는 제47차 세계권투평의회(WBC) 제주총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당초 제주도의 계획은 ‘창대’했다.

“복싱 영웅으로 꼽히는 마이크 타이슨을 비롯해 로베르트 듀란, 슈거레이 레너드, 토머스 헌즈, 마빈 해글러 등 세계챔피언을 지낸 유명 프로복서들이 제주에 와서 팬 사인회를 열고 다양한 빅 이벤트에 참석한다. 헤비급 세계타이틀전이 치러져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동양타이틀전을 포함한 프로복싱 8경기도 열려 화끈한 주먹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 제주총회는 제주도가 그렸던 거창한 그림 중 아무것도 보여줄 수 없게 됐다.

제주도와 한국권투위원회(KBC) 제주지회 관계자로 구성된 WBC총회 조직위원회는 “듀란 등 세계챔피언을 지낸 유명 프로복서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1일 밝혔다. 조직위는 오는 6일 제주시 한라체육관 특설링에서 열 예정이던 동양타이틀전을 포함한 프로복싱 8경기도 모두 취소했다.

제주도는 “WBC 호세 슐레이만 회장이 공언한 데다 유명 선수들이 총회에 참가하겠다는 e메일을 보내와 제주에 올 것으로 믿었다”며 “그러나 뒤늦게 우리가 응할 수 없는 요구 조건을 내걸어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스포츠산업 담당자는 “이들은 일등석 항공권과 경호원, 가족 등 동반자를 포함하는 경비를 부담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예컨대 타이슨은 3만달러, 듀란 등 나머지 선수 4명은 2만달러씩 추가 경비가 필요해 더 이상의 섭외를 중단했다는 것. 더욱이 제주도는 KBC 측의 협찬을 얻어내지 못해 자체예산 3억5000만원으로 이번 총회를 치르고 있다.

이번 일은 제주도가 너무 순진하게 대응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외 유명 선수의 경우 추가 경비 요구는 일상적인 것임에도 불구, ‘e메일’ 하나만 믿고 떠들썩하게 홍보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제47차 WBC총회는 60여개국에서 440여명이 참가, 2일부터 6일까지 이사회와 10개 산하기구 대표단 회의, 심판위원 회의, 평가위원 회의 등으로 나눠져 진행된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