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탓 2차 생장…제주 마늘농사 ‘쫑났다’

2024.05.06 21:05

10쪽 이상 나뉘는 ‘벌마늘’

밭 50% 피해…재해 인정

올해 이상기후가 수확을 앞둔 마늘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벌마늘이 크게 늘어나면서 생산량과 상품성이 매우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올해 제주산 마늘 중 벌마늘이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면서 농업재해로 인정받아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 6일 밝혔다.

일명 벌마늘은 생육 장애로 인해 2차 생장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마늘의 쪽이 분화되는 시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상품으로 판매되는 마늘은 6~8쪽이다. 벌마늘은 이보다 많게는 갑절 이상인 10여쪽으로 나뉘면서 마늘이 매우 작아져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각각의 마늘쪽에서 잎이 발생해 새로운 잎이 여럿 삐져 나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벌마늘이 늘어난 원인으로는 올 초부터 이어진 이상기후가 지목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올해 2월부터 3월 사이 잦은 비와 평년 대비 높은 기온, 일조량 부족이 반복됐다.

제주도가 지난달 16~17일 마늘재배밭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마늘의 2차 생장 피해 발생률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의 2차 생장 피해는 5% 내외에 불과했다.

벌마늘 피해가 많아지면서 올해 마늘 생산량과 농가소득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1088㏊로, 농가 고령화로 인해 전년에 비해 12% 줄었다. 벌마늘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상품성 있는 마늘의 양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오는 10일까지 읍면동에서 마늘피해 신고를 접수한다. 피해 신고 접수가 마무리되면 13일까지 신고 필지에 대한 현장 확인을 거쳐 피해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농식품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재난지원금 지원 기준은 ㏊당 농약대 250만원 또는 기존 작물을 갈아엎고 새롭게 파종하는 대파대 5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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