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청계천에 발을 담가보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물고기도 살고 멱도 감을 수 있을까요.”
“통수 시작하세요.” 오전 10시30분 이명박 시장이 휴대전화로 지시를 내리자 용수 공급 펌프가 작동하면서 태평로 청계광장 폭포에 물이 돌기 시작했다. 4분 뒤, 폭포에서 4m 아래의 청계천으로 물이 쏟아졌다. 축포가 터졌고 이시장 등 참석자들과 주변의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뿜어내리는 물소리는 경쾌했고, 폭포가 일으키는 물보라는 시원했다. 시간당 5,000t씩 쏟아진 물은 하류를 향해 거칠게 내려갔다. 청계천 주변에서도 ‘콸콸콸’ 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물길을 구경하던 일부 시민들은 성급하게 청계천으로 내려가 발을 담가보며 즐거워했다.
한강변 자양취수장에서 퍼올려진 뒤 뚝도정수장에서 여과된 맑은 물이지만 바닥과 주변의 흙먼지 등을 삼키느라 어느새 황토물로 변했다.
물은 오후 5시쯤 청계천 종점부인 신답철교에 다다랐다. 5.84㎞의 복원구간을 통과하는 데 6시간30분이 걸린 것이다. 이어 중랑천과 만난 뒤 한강의 품에 안겼다.
이시장은 “공사 관계자들의 열성적인 노력과 청계천 상인들의 협조 덕분에 공사기간이 예정보다 3개월 정도 앞당겨졌다”며 “남은 공사기간 최선을 다해 청계천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안홍욱기자 a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