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아르바이트생 “공무원 도전할 만한 직업”

2006.08.01 18:17

“바쁜 부서는 너무 바쁘고 그렇지 않은 부서는 한가한 것 같아요. 구청에서 아르바이트를 며칠 해 보니 졸업 후 공무원으로 취직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중구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태빈 학생(20·대학1년)은 여름방학인데 고생한다는 인삿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군은 “연락받자마자 혹시나 하고 세워뒀던 여행계획까지 모두 취소했다”며 웃었다.

1일 서울 중구청. 불볕더위 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은 모두 140여명. 이들 대부분은 아르바이트생으로 뽑혔다는 얘기에 뛸듯이 기뻤다고 했다. 아르바이트 경쟁률은 무려 20대1. 취업만큼 아르바이트도 하늘에 별따기다. 일당은 하루 5시간 근무에 식비포함 2만5천 원. 주5일제 근무로 한달을 꼬박 채우면 63만 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된다.

요즘 대학생에겐 공무원은 선망의 직업이다. 아르바이트생 중에도 향후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도 많았다. 사회복지과에 다니고 있는 김태빈 군은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과를 자원했다. 김군은 “사회복지과에서 일해보니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것을 알게됐다”며 “한꺼번에 일은 쏟아지는데 반해 담당공무원 혼자 그걸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군은 또 “부서에 따라 업무량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며 “업무의 경중에 따라 부서별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사무실 환경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원봉사과에서 일하는 문민호 군(20·대학1학년)은 “바쁜 부서는 눈코뜰새 없다”며 “부서 업무 특성에 따라 업무 중압감이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문군은 낮에는 구청에서, 밤에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돈보다는 사회경험을 쌓겠다며 휴가를 반납하고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다는 손수정 양(22·대학3학년)은 “밖에서 보던것과는 달리 업무나 조직 구조가 훨씬 유연했다”고 말한다. 어문계열의 특성을 살려 직장을 생각했다는 손양은 “빡빡하지 않고,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직업같아서 오히려 졸업 후 공무원에 도전해 볼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신지은 양(20·대학 1학년)도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도 업무전후 짬을 내 자신의 일이나 취미생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업 같다”고 거들었다. 신양은 “1학년때부터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고 학과에 따라 최대 절반 정도가 공무원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건위생을 전공하는 신양 역시 장래희망은 보건 공무원. 신양은 “보건업무담당 공무원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 지 1학년때부터 배우고 느낄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지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승걸 사회복지과장은 “요즘이 구청으로서는 좀 일이 덜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가한 것 처럼보이지만 막상 아르바이트를 끝낼즈음이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가면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한다”고 했다.

공무원을 바라보는 눈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취업에 대한 의지는 다들 높았다.

“아르바이트이지만 꼭 ‘개근’ 할 겁니다. 아직 배우고 느낄게 많으니까요. 졸업을 하고도 취직을 못해 대학 도서관을 떠나지 못한 선배들을 보다보면 1학년때부터 취직을 절감하게 됩니다”

〈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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