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유치원도 양극화

2011.12.01 22:20

사립유치원 원아 없어 운영난

교육비 싼 공립은 ‘입학 전쟁’

1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ㄱ유치원. 사립인 이 유치원은 지난해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인가된 정원만큼 원생을 모집해본 적이 없다. 이 유치원 원장은 “개원한 후 계속 ‘마이너스’다. 교사들 월급 주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있는 공립유치원은 정반대다. 비슷한 시기에 개원했지만 원생이 넘친다. 지난해 12월 모집 때는 경쟁률이 5 대 1을 기록했다. 원생 모집 시기인 12월이 되면 이곳 유치원에는 ‘입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판교신도시에 공립과 사립 유치원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사립은 원생들이 없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공립은 원생들이 너무 많이 몰려 걱정이다. 사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비가 싼 공립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영향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공립의 경우 사립보다 교육비가 많게는 8배 이상 싸다. 교육비와 급식비를 포함해 공립은 월 5만~10만원인데 비해 사립은 40만~50만원이다.

1일 판교신도시 내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교사가 나눠준 오후 간식을 먹고 있다. 공립인 이 유치원은 지난해 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최인진 기자

1일 판교신도시 내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교사가 나눠준 오후 간식을 먹고 있다. 공립인 이 유치원은 지난해 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 최인진 기자

공립으로 원생들이 몰리는 현상은 경쟁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공립은 경쟁률이 5 대 1에서 6 대 1에 이르는 곳이 여러 곳인 반면 사립은 모두 인가된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런 현상은 사립유치원의 부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사립유치원은 개원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최근 들어 개원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현재 판교신도시에 개원한 유치원은 10개소다. 공립이 7개소이며 사립은 3개소에 불과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사립유치원 용지는 모두 13개 필지지만 3개 필지만 부지를 매입해 개원한 것이다. 나머지 10개 필지는 부지를 매입했어도 개원을 미루고 있거나 미분양됐다. 용지 가격이 비싼 것도 문제다. LH는 판교신도시 내 사립유치원 용지 가격을 3.3㎡당 900만~1500만원으로 책정해 분양하고 있다. 유치원 설립 시 필지별 땅값만도 20억원이 필요하다.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국공립유치원 설치 운영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사립유치원에도 일부 지원해준다면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사립유치원들을 살릴 수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교육의 질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면서 학부모들의 다양한 요구도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신설 시 3학급 이상 병설(공립)유치원 설치를 병행 추진하고 병설유치원이 미설치된 초등학교는 설립을 추진해 유치원 부족 현상을 해소하겠다”며 “LH에도 협조 요청을 해 사립유치원이 조기에 건립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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