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들 고독사 막게 서울 ‘동네 돌봄단’ 늘린다

2019.01.07 21:42 입력 2019.01.07 21:48 수정

10개 구 136개 동으로 확대

오래된 지역 주민들로 구성

위기 발생 때 주민센터 인계

서울 동작구 ㄱ할아버지는 배우자가 사망하고 자녀들과 연락도 끊기면서 오랜 기간 우울감에 시달렸다. “농약을 마시겠다”고 경찰서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

ㄱ할아버지는 오랫동안 혼자 지내오면서 자살 충동이 심한 상황이었다. 보호를 의뢰받은 동주민센터는 할아버지에게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우리동네 돌봄단’의 도움을 주기로 했다. 돌봄단원들은 할아버지의 거부에도 꾸준히 집을 찾아 말벗이 돼주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할아버지는 현재 마음의 문을 열고 우울감을 씻어낸 상태다.

치매를 앓는 부인과 지적장애가 있는 50대 딸과 함께 살고 있는 ㄴ할아버지도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우리동네 돌봄단을 만났다. 돌봄단 방문을 귀찮아 하던 ㄴ할아버지는 돌봄단 방문을 기다리며 생활의 활력을 찾았다.

이처럼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매달 방문하는 서울시의 우리동네 돌봄단이 올해 대폭 확대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노원, 금천, 동작, 강남, 동대문, 서초, 은평 등 7개 자치구 78개 동에서 한 우리동네 돌봄단 사업을 올해 10개 구 136개 동으로 확대해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2017년 시범사업으로 처음 실시한 우리동네 돌봄단은 지역 거주 3년 이상 된 지역 주민들이 홀몸 어르신,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 취약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위기 발생 시 동주민센터에 인계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지플래너가 현장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비스가 있지만 복지공무원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수십년을 살아 동네 구석구석에 누가 사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세심하게 살필 수 있는 지역 주민들로 돌봄단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돌봄단은 총 282명이 5804가구를 4만6041차례 방문하고, 3만1049건의 전화 상담을 했다. 올해는 294명이 노원, 금천, 동작, 강남, 서초, 은평, 강서, 구로, 관악, 중구에서 활동하게 된다. 우리동네 돌봄단이 일회성 봉사가 아닌 돌봄 가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매월 22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박동석 서울시 지역돌봄복지과장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외롭게 지내는 이웃이 생각보다 많다”며 “앞으로도 지역돌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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