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위험의 외주화"…여수 폭발사고 사망자 3명 모두 일용직 노동자

2021.12.14 15:57 입력 2021.12.14 16:04 수정

14일 오전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이일산업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폭발한 탱크를 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전남도 제공.

14일 오전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이일산업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폭발한 탱크를 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전남도 제공.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화학물질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숨진 노동자 3명은 모두 일용직 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1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시 주삼동 여수산단 내 이일산업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숨진 노동자 3명은 모두 일용직 이었다. 이 회사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1시37분 쯤 화확물질 저장탱크가 폭발해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A씨(70)와 B씨(64), C씨(67) 등 노동자 3명이 사고 현장과 5∼1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이일산업이 화학물질 저장탱크 배관 교체 작업을 맡긴 하청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이었다.

당국은 이들이 탱크 위에서 유증기 회수 배관 설치를 위해 볼트 조임 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근래의 모든 중대 사망사고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안전불감증과 개인의 부주의로 치부하기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현장의 안전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영록 전라남 도지사가 14일 여수국가산업단지내 이일산업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영록 전라남 도지사가 14일 여수국가산업단지내 이일산업에서 발생한 폭발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경찰은 최초로 폭발이 시작된 지점과 주변 현장 등을 조사해 폭발 원인을 가려낼 방침이다. 경찰은 현장의 안전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작업지시서에는 포함돼있지 않았으나 용접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았다. 안 장관은 “이런 설비를 가진 모든 현장에서 긴급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며 “평상시에도 중대재해예방센터와 고용노동지청, 산단 관계자들과 협의해 불의의 사고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노동부 여수지청에서 ‘화재·폭발 사고 방지를 위한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철저한 원인 조사와 신속한 사고 수습, 책임자 엄중 처벌을 당부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화학 방재와 소방 부분에 대해서 전체적인 점검을 해서 위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수산단은 노후화해서 스마트 산단을 계획 중인데, 위험 요인을 자동 체크해 줄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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