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씨 로비’수사 급류

2000.12.01 19:03

MCI코리아 진승현(陳承鉉) 부회장이 1일 검찰에 자진 출두함에 따라 한스종금 비자금 의혹사건 등 ‘진승현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류를 타고 있다. 진씨는 검찰조사에서 수배기간 동안 준비한 소명자료를 토대로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열린금고 불법대출혐의 등으로 진씨를 사법처리한 뒤 금감원 및 국정원,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의혹을 규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스종금 인수 사기성 여부=검찰은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할 때 내세운 스위스은행 컨소시엄(SPBC)을 유령회사로 보고 있다. 진씨가 사기극을 벌이면서 자신의 돈으로 한스종금을 인수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씨는 “외자를 유치해 인수하려 했던 만큼 실체가 있는 회사”라며 SPBC 등기부등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PBC에 참여했다고 진씨가 주장한 6개 은행에 문의한 자료를 토대로 진씨를 추궁했다. 검찰은 특히 한스종금 인수예치금 3백30억원을 한스종금에서 인출한 뒤 재입금한 사실을 확인, 업무상 배임이 되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비자금 20억원의 성격=진씨가 신인철 한스종금 사장에게 건네준 20억원의 성격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진씨는 출두하면서 “주식매매 차익을 신씨가 횡령한 것으로 신씨의 녹취록과 입금증 사본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진씨가 언론을 통해 공개한 영수증과 신씨가 건네받은 20억원은 별개의 돈”이라며 “신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하면서 신씨가 제공한 정보에 대한 커미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씨와 신씨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려 이 부분은 대질신문을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주가조작 의혹=지난해 10월 진씨가 리젠트 증권 주식 1백50억원어치를 집중 매입함으로써 주가를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진씨는 “리젠트 짐 멜론 회장이 전화를 걸어와 ‘지분을 높여야겠다’며 주식매입을 요구했다”며 “당시 리젠트측이 해외펀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주가를 올리려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누가 주도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주가조작 사실만큼은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주도자가 누군지 여부는 짐 멜론 회장을 조사한 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로비의혹=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할 당시 최초에 금감원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에 주목, 금감원 상대 로비의혹도 규명할 예정이다.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한 뒤 증권사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거나 각종 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구속된 김영재 부원장보 외에 또다른 금감원 고위간부에게 로비했는지 여부도 추궁했다.

〈손승욱기자 utop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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