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0억원 수수 대가성 입증에 ‘초점’

2010.12.01 00:38

귀국한 천신일 수사 어떻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30일 귀국함에 따라 임천공업 비자금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천 회장에게 40억원의 현금과 현물을 건넸다는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다. 천 회장이 현금 26억원을 받은 구체적인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40억원 수수 대가성 입증에 ‘초점’

이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는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 회장이 거액을 받은 대가로 어떤 도움을 주었느냐는 것이 초점이다. 제기되는 의혹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은행권에 대출청탁을 해주었다는 부분이 있다. 다음으로 2006년 임천공업 계열사인 동운공업에 대한 대출금을 출자전환토록 산업은행에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동운공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였는데, 산업은행이 대출금 140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동운공업은 물론 수백억원의 지급보증으로 얽혀있는 다른 계열사의 연쇄 부도까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세무조사 무마로비 의혹이다. 국세청은 2009년 10월 임천공업과 계열사인 건화기업·건화공업에 대해 ‘교차 세무조사’를 벌였다. 당시 임천공업의 관할청은 부산지방국세청이었으나 실제 세무조사를 맡은 것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었다. 세무조사 결과 임천공업 등은 추징세액 20억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 이수우 대표의 횡령액이 354억원으로 밝혀진 점을 감안하면 추징세액 20억원은 경미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천공업 등이 ‘교차 세무조사’를 통해 경미한 처분을 받는 과정에 천 회장의 로비가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검찰은 지난 10월 말 부산국세청 직원 4~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임천공업과 그 계열사에 대해 ‘교차 세무조사’를 벌이게 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네번째는 야당에서 제기하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다. 남 사장이 2009년 2월 연임하는 과정에 천 회장의 로비가 작용했다는 것이 의혹의 내용이다. 지난 정권 때 임명된 공기업 사장 대부분이 현 정권 들어 물러난 것과 달리 유독 남 사장만 연임에 성공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금품 수수의 대가에 따라 이번 사건은 천 회장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끝날 수도 있고,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 제기된 의혹 가운데 가장 폭발력이 큰 것은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이다. 그러나 이미 검찰은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은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상태다. 지난 10월 국회 대정부질의 때 이귀남 법무장관이 “남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수사해도 나올 것이 없다”는 기류는 여전하다.

앞서 검찰은 “천 회장이 귀국하면 수사는 끝난다”고 했다. 천 회장을 이번 수사의 종착역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천 회장 조사 과정에서 돌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사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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