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면 신용도 높게, 못 생기면 신용 낮게… 유흥업소 여성 울린 ‘성형대출 차등’

2012.07.01 21:50

대출 브로커 등 13명 구속

사설 대부업체·병원 알선… 맞보증 세우고 상환 협박

유흥업소의 마담, 영업부장들과 친한 강모씨(35)는 몇 해 전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이 성형수술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 착안해 사업을 구상했다.

수술비가 필요한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대출을 알선해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강씨는 먼저 대부업체를 찾아가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위한 대출 상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대부업체들은 1인당 500만~1500만원의 성형수술비를 대출해주는 대출 상품을 개발했다. 이른바 ‘뷰티론’(Beauty Loan)이다.

강씨는 이어 성형외과로 가 자신이 소개한 종업원들의 수술비를 할인해주면 환자를 보내주기로 했다.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수술비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성형외과가 생긴 셈이다.

강씨는 성형외과 간 수술비를 비교하고 부위별 수술후기를 올리는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했다. 이때부터 강씨는 유흥업소, 대부업체, 성형외과를 잇는 연결고리가 됐다.

대부업체는 강씨가 대출을 알선한 종업원들을 직접 면접까지 했다. 그리고 미모에 따라 등급을 매겼다. 못생겼다고 생각되면 신용도를 낮게 평가해 500만원만 대출해줬다. 미모가 출중하면 1500만원까지 대출이 나갔다.

강씨는 대부업체와 짜고 종업원들을 2인 1조로 편성해 서로 맞보증을 서도록 했다. 대출금을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대출을 중간에 그만두려는 종업원들에게는 폭언과 폭행을 하기도 했다. 대출금을 대신 관리해준다며 종업원들의 통장을 받아다 일부는 수술비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수수료 명목으로 빼돌리기까지 했다.

강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8개월 동안 중개한 대출금액은 27억6000만원이다.

그는 이 기간 동안에만 3억원가량의 수수료를 챙겼다. 강씨는 이렇게 번 돈으로 강남의 한 고급 빌라에 살면서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는 성형대출을 알선하는 과정에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종업원들끼리 보증을 서게 했다”면서 “신용이 나쁜 종업원이 대출금을 갚지 않고 도망가면, 보증을 선 다른 종업원이 대출금의 2배를 갚아야 하는 등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본부장 백종수 대검 형사부장)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통해 60명을 적발해 강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월 경찰에서 각하 의견으로 송치한 사기 사건에서 강씨의 범행과 관련된 단서를 포착해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강씨가 몇몇 주거래 성형외과를 상대로 수술을 알선해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 차명계좌에 관리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