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먹튀’ 스티븐 리, 보석금 130억 내고 풀려나

2023.03.14 11:28 입력 2023.03.14 14:45 수정

미 연방법원, 체포 6일 만에 결정

전자장비 부착·가택연금 등 조건

불구속 상태로 범죄인 인도 재판

법원이 지난 2006년 체포영장을 발부한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씨. | 연합뉴스

법원이 지난 2006년 체포영장을 발부한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씨. | 연합뉴스

미국에서 체포됐던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씨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연방법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이씨의 조건부 보석을 결정했다. 법무부와 미국 당국이 공조해 지난 2일 이씨를 체포한지 엿새 만이다.

이씨의 보석 조건은 보석금 1000만 달러(약 130억원)와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장비 부착, 가택연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결정에 따라 이씨는 불구속 상태로 미국 법원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게 됐다.

이씨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이른바 ‘먹튀’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씨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에서 한국의 고위 정책 당국자·금융권 인사들과 계약의 긴밀한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의 고발로 2006년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이씨는 2005년 9월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였다.

당시 검찰은 ‘론스타 매각 비리 사건’ 사건과 관련해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4명을 기소했지만 배임 등 주요 혐의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론스타 펀드 수익률 조작 및 탈세 사건’은 수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유죄가 확정됐지만 국내를 빠져나간 스티븐 리 등 론스타 관계자 3명은 처벌을 피했다. 이후 검찰은 2006년 이씨를 기소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 청구 과정에서 보석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에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담보로 보석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이씨가 보석이 됐더라도 가택 연금 상태에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구금에 가깝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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