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손 검사 → 김웅 → 조성은’으로 전달…법원, 암묵적 범행 가담 인정

2024.01.31 21:10 입력 2024.01.31 22:53 수정

“손·김 공모로 볼 수 있어”

‘김 의원 불기소 논란’ 재점화

김웅 | 조성은

김웅 | 조성은

법원이 ‘고발사주’ 사건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한 검찰과 정반대의 판단을 내놨다. 검찰은 손준성 검사(대전고검 차장)와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김 의원을 불기소했지만, 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 실행에 관한 공모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의원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사실상 김 의원을 불기소한 검찰 처분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판단 근거를 판결문 곳곳에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는 31일 2020년 4월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가 당시 미래통합당에 속해 있던 김 의원에게 범민주당 인사에 대한 고발장과 판결문 자료를 직접 전송하고, 고발장 작성에도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손 검사와 김 의원, 제보자 조성은씨가 암묵적으로 고발사주 범행에 가담했다고 봤다. 조씨는 김 의원으로부터 고발장을 전달받은 당사자이자 고발 의혹을 폭로한 당사자다. 법원은 고발장이 손 검사→김 의원→조씨 순으로 전달됐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김 의원을 불기소했던 검찰의 판단과 정반대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수사한 공수처는 2022년 5월 손 검사를 기소하면서 그와 공모 관계에 있다고 본 김 의원은 검찰에 이첩했다. 고발사주가 벌어질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김 의원을 기소할 수 없어 기소권이 있는 검찰에 사건을 넘긴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10월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뒤집고 김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제3자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등 고발장이 전달된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손 검사와 김 의원 사이에 고발장을 전달한 ‘제3자’가 존재한다면 이는 손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며 사실상 직접 전송한 것으로 봤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검찰의 김 의원 불기소 결정에 대한 논란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검사와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들의 고발장 작성 관여 행위가 법원에서 인정된 만큼 고발장 작성 배경과 관련된 ‘윗선’의 개입 의혹을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재판 결과를 통해 ‘윗선’ 대상 수사의 필요성이 다시 입증된 만큼 공수처는 사건을 재검토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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