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충원 ‘추가합격’ 대신 ‘추가모집’ 혼란

2010.03.01 00:06

전형료 챙기고 성적 좋은 학생 모집 의도

새 학기 코앞 졸속 선발에 지방서 서울로 이탈

올해부터 전년도 결원을 정원외로 추가 입학시킬 수 있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추가 합격’ 대신 ‘추가 모집’ 방식을 쓰면서 로스쿨 준비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정이 갑자기 결정된 데다 별도의 전형절차에 시간이 걸려 추가 모집 합격자들은 남들보다 학기 시작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28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정원외 추가 선발에 나선 로스쿨 가운데 상당수가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도 전형절차를 마치지 못했다. 정원외 추가 모집 방침이 뒤늦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전년도 결원에 대한 정원외 추가 입학은 국무회의가 지난 16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통과시킴에 따라 가능해졌다. 새 학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결정됐기 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측은 예비합격자들을 추가 합격시키는 방식으로 결원을 보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9일 총회를 열어 추가 합격 대신 추가 모집을 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때문에 뒤늦게 정원외 학생 모집에 나선 로스쿨들은 아직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산대는 3월12일이 돼야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강대·인하대 등도 3월 둘째주 중반이 돼야 추가 합격생들의 수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형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추가 합격자들이 개강일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 연세대·서울시립대 등도 ‘졸속 선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 대학은 원서 접수부터 서류심사, 1단계 합격자 발표, 구술면접, 최종합격자 발표까지 1주일이 채 안돼 마쳤다. 로스쿨 준비생 이모씨는 “학교 측이 1주일 만에 학생을 선발했다는 것은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 영어 점수, 학교 성적만을 반영해 대충 뽑았다는 의미”라며 “지원자의 다면적 성향과 능력을 심층적으로 평가해 선발한다는 로스쿨의 설립 취지와 상반된다”고 말했다.

지방 로스쿨에 등록했던 서모씨는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서 예비합격 번호까지 받았는데 추가 모집을 한다고 해서 등록을 포기하고 다시 원서를 냈다”며 “선발 과정이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준비생 김모씨는 “로스쿨들이 추가 모집을 하는 이유는 23만~25만원가량의 전형료를 새로 챙기면서, 예비합격자보다 더 좋은 스펙의 법대 출신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준비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 추가 모집에 지원한 박모씨는 “법대를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프리 스쿨’을 한 달 다닌 뒤에도 로스쿨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들었다”며 “합격하더라도 2주 정도 늦게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불리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측은 “총회에서 토의한 결과 ‘정원외’는 당해 모집의 연속선상인 예비합격자보다는 별도의 개념으로 보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려 따로 선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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