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에 무슨 일이… 학업성취도 꼴찌가 넉 달 만에 1위로

2010.12.01 03:23

강제로 ‘야자’ 문제풀이 올인

‘빗나간 성취’ 학기 중 특수학급 배정도

전북 장수군은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서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런 장수군이 올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초학력 미달자 0명을 기록하며 183개 단위지역 중 1위에 올랐다.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된 지난 3월부터 2010년 평가가 진행된 7월까지 4개월 사이 장수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 3월 공개되자 장수 지역의 민심이 들끓었다. ‘꼴찌’로 소개된 장수교육청 교육장은 일선 초·중·고교 교장들을 불러 모았다. 당시 소집됐던 한 교장에 따르면, 교육장은 “지금까지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인다고 했던 독서·논술 수업이 다 쓸모없게 됐다. 우리도 이제부터 성적 올리는 수업만 하자”고 말했다.

이후 이 지역에는 강제 야간 자율학습과 시험 대비 집중 문제풀이 등이 확산됐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올해 3월부터 대부분의 장수 지역 초등학교가 6학년생들을 데리고 밤 9시까지 의무 야간 자율학습을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학교에선 학부모들이 ‘밤 늦게까지 공부를 시키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항의하자 자율학습 시간을 저녁 7시까지로 단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험을 앞두고는 일제고사 대비용 문제집을 사서 반복적으로 문제를 푸는 수업을 했다.

이와 함께 장수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기 도중 일반학급 학생 2명이 학습장애 등의 이유로 특수학급으로 반을 옮기는 일도 있었다. 성취도 평가를 50일쯤 앞둔 시점이었다. 통상 특수학급 배정은 학년 초나 학기 초에, 특히 저학년 단계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5월에 반을 옮긴 것은 드문 사례이지만 학부모나 학교가 원하면 언제든 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수학급에 속한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더라도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장수 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이 약 200명이므로 이들 2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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