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교육감 후보 당선, ‘반 전교조’ 박근혜와 공조·색깔론 공세 주효

2012.12.19 23:05 입력 2012.12.20 01:11 수정

투표용지 ‘2번째 칸’ 효과도

19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문용린 당선자(65)는 높은 인지도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후광효과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당선자는 개표가 35.4% 진행된 20일 0시10분 현재 102만3267표로 5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71만686표로 37.3%를 득표한 2위 이수호 후보(63)를 여유 있게 앞섰다. 투표마감 직후 공개된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문 당선자는 52.6%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돼 이 후보(39.4%)를 13.2%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문 당선자는 지난 9월 박 당선자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선거기간 중 보수 단일후보라는 장점을 앞세워 박 당선자의 후광효과를 노렸다. 홍보용 플래카드나 공보물 디자인·색깔도 박 당선자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다. 지난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 당선자 유세현장에 문 당선자가 방문해 함께 유세전을 펼치기도 했다.

선거운동 초판 판세도 문 당선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점쳐졌다. 보수진영은 9월 말 곽노현 전 교육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인 8월에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임시기구를 결성할 정도로 사전준비가 돼 있었다. 이에 비해 이 후보를 비롯한 진보진영은 곽 전 교육감의 직위 상실 전에는 공개적으로 차기 교육감 후보를 거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장관 출신인 데다 잦은 방송 출연으로 대외 인지도가 높은 문 당선자에 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이 후보는 유권자들의 성향에 따라 지지와 반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선거 중반 이후 문 당선자가 색깔론 공세를 퍼부은 것도 선거전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문 당선자는 이 후보의 전교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경력이 이념 편향적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전교조를 향해 ‘반미 친북 세력’이라며 비판했다.

지난 16일 양자대결로 치러진 대선 후보 TV토론 당시 박근혜 당선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이수호’라는 이름까지 직접 거론하며 “이념교육이라든가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려온 그런 전교조”라며 “전교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전 교육감이 구속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도 문 당선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문 당선자가 투표용지에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는 관계없지만 전통적으로 2번째 칸은 야당인 민주당 후보의 것으로 인식돼온 게 사실이다.

같은 보수 성향인 이상면 후보의 사퇴도 문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른 보수 후보인 최명복, 남승희 후보는 선거 당일 직전까지 보수단체 간부들의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승부수를 뒀지만 선거 결과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보수 대 진보의 3 대 1 구도 속에서 위기감을 느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문 당선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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