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이용 ‘미각교육’으로 아이들 편식 고친다

2013.04.01 19:41 입력 2013.04.02 02:57 수정

서울시교육청 ‘우리 음식 친근하게 즐기기’ 고학년 교재 출간

‘맛없다는 편견’ 없애는 데 효과… 급식과 연계하면 잔반도 줄어

아이들의 입맛이 햄버거·콜라 등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면서 아이들의 식습관이 잘못 형성돼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번 입맛이 길들여지고 나면 올바른 식습관을 다시 가르치기는 쉽지 않다. 잘못된 식습관은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성인이 된 후에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어린 시절 전통음식과 건강한 음식문화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사회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년 전부터 미각교육에 노력해 왔다. 최근엔 우리 전통음식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감성교육 교재 ‘오감으로 즐기는 우리 음식’을 냈다. 2010년에 초등학교 저학년용인 ‘오감으로 만나는 우리 음식’을 낸 뒤 고학년용 교재를 낸 것이다. 시교육청은 “동아리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희망교사들이 미각교육을 하고 있는데, 오감을 이용한 새로운 교육방법으로 현장의 호응이 높고 심화과정을 원하는 교사들이 많아 고학년용 교재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오감교육은 보고, 느끼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보는 오감을 이용한 감성교육이다.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맛없다’는 편견을 버리고 친숙한 감정을 갖도록 해 허용할 수 있는 음식 범위를 점차 넓혀가려는 것이다. 급식 식단과 연계하면 잔반이 줄어드는 효과도 높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적절한 ‘미각교육’이 이뤄지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 연촌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받고 있다. | 서울시교육청 제공

어렸을 때부터 적절한 ‘미각교육’이 이뤄지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 연촌초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받고 있다. | 서울시교육청 제공

저학년용 교재에는 오곡밥과 된장, 고추장, 청국장, 김치, 죽, 인절미 등 우리 민족이 즐겨 먹었던 9가지 전통음식에 대해 각각의 특색과 건강 관련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해 볼 수 있는 음식 만들기 방법, 간단히 할 수 있는 놀이, 나에게 편지 쓰기, 음식에 대한 각종 이야깃거리들이 실려 있다. 전통음식을 즐겁게 먹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고학년용엔 오색고명, 냄새로 친해지는 우리 음식, 촉감이 살아있는 우리 음식, 씹어야 제맛, 자연 그대로의 단맛, 발효 과학으로 만든 짠맛, 제맛을 살려주는 온도, 우리 음식의 풍미 등의 주제로 전통음식에 대한 얘기를 다양하고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 왜 뜨거운 국물을 먹으며 시원하다고 말하는지 설명하며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감각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풍미’라는 점을 재미있게 얘기해 주는 식이다.

학생용·교사용 교재가 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에 탑재되어 있어 집에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 부서업무방→ 체육건강청소년과에 차례로 들어가 ‘오감으로 만나는 우리 음식’을 검색어로 치면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권순주 체육건강청소년과 장학사는 “어린 시절 형성된 입맛이 평생을 가는 만큼 초등학생 시절에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몸에 좋으니 먹으라고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전통음식에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감성적인 방법이 훨씬 효과가 크다. 가정에서도 함께 교육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재가 제시하듯 눈을 가리고 재료를 만져보게 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음식의 유래를 얘기해 주고, 함께 요리를 하며 음식에 대한 생각과 느낌도 나누면 아이들이 음식에 대해 훨씬 친숙하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미각교육은 1990년대 프랑스에서 젊은 세대들이 패스트푸드의 획일적인 맛에 길들여져 전통식품의 이름이나 맛을 모르고 멀리하는 현실에 위기의식을 느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미각교육은 프랑스 외에도 그 중요성을 공감한 미국과 영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전통음식과 자연의 입맛을 살린 좋은 음식을 배우는 교육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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