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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400억 받는 프라임사업 뽑힌 후 총장 급여 1억 ‘껑충’

2019.10.01 06:00 입력 2019.10.01 06:01 수정

박용진 의원 “7000만원 올려 3년 지급”…교직원 7년째 동결

정원 조정 지원 예산, 급여 전용 불가…학교 “국비와는 무관”

건국대가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사업)’ 선정 직후 총장 급여를 1억원 가까이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는 역대 최대 대학지원 사업으로 불리는 프라임사업에 뽑힌 뒤 3년간 407억4708만원을 지원받았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을 통해 확인한 건국대 총장 급여 지급 현황을 보면, 건국대 총장 급여는 2016년 2억2747만여원에서 2017년 2억9900만원으로 7153만원가량 늘었다. 2018년에도 같은 액수의 총장 급여가 지급됐고, 올해 1~6월에는 1억4950여만원이 지급됐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2016년 총장 수당 책정표 등을 보면 자세한 인상 내역이 나온다. 가족수당·근속수당·급양비·지도활동수당·군복무경력수당·가계지원비 등 보직수당이 매월 246만1000원에서 446만1000원으로 증가했다. ‘프라임사업 수당’도 추가됐다. “프라임사업 수행을 위해 총장 임기까지 한시적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매월 490만원의 직무수당이 신설됐다. 수당까지 포함하면 전임 총장 급여(1억9012만원)보다 1억원 이상 많다.

민상기 현 총장의 취임 직전 총장 급여 인상 논의가 이뤄졌다. 2016년 6월 신임 총장에 당선된 민 총장은 취임 전 교학부총장, 프라임사업단장 등 국책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했다. 급여 인상은 2016년 9월1일 총장 취임과 함께 적용됐다. 프라임사업 선정에 따른 ‘인센티브’로 볼 수 있는 급격한 급여 인상이다.

프라임사업은 문과·예체능계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은 확대하는 대학 구조조정 사업이다. 교육부의 사업비 집행 기준에 따르면 정원 이동으로 신설·확대되는 모집단위의 신규 교원을 채용하거나, 프라임사업 운영을 위한 보조인력 보수에 인건비를 쓸 수 있다. 기존 교원에 대한 급여 지급은 할 수 없다.

건국대는 2016년 160억원, 2017년 125억3728만원, 2018년 122억980만원 등 3년간 총 407억4708만원의 국고를 지원받았다. 21개 프라임사업 선정 대학 중 가장 많은 돈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같은 기간 130억5715만여원을 지원받았다. 이화여대의 총장 급여는 2016학년 1억1359만여원, 2017년 1억4531만여원, 2018년 1억7983만여원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정유라 입시비리’ 집회 등으로 2016년 10월22일~2017년 5월25일 총장이 공석 상태로 급여가 나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라임사업에 따른 별다른 인상은 없는 셈이다.

학교 측은 총장 급여 인상이 프라임사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건국대 총장비서실 관계자는 “프라임사업 등 다양한 국책사업을 하게 돼 이사회 승인을 받아 총장 처우를 개선한 것”이라며 “프라임사업으로 받은 돈을 사용해 급여를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업무추진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워져 급여 인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건국대 한 관계자는 “교직원 급여는 7년째 동결 상태”라고 했다. 장기간 교직원 급여가 동결된 상황에서 프라임사업 선정 이후 총장 급여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국대 현직 교수 ㄱ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 교직원에 대한 급여가 7년가량 동결된 상황에서 50% 이상 급여를 올려 받아왔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며 “교육기관이 민간기업처럼 성과를 내면 보너스를 받는 체계도 아닌데, 급여를 1억원 이상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프라임사업은 수천억원의 국비가 투입된 사업인데도 교육부는 사실상 학교의 말만 믿고 제대로 된 감사를 하지 않았다”며 “총장의 배를 불리는 데 세금이 사용됐는지 향후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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