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새끼들” “야”…중·고생 70% “선생님 말에 상처받았다”

2021.11.03 21:13 입력 2021.11.03 21:14 수정
이하늬 기자

“어린 사람 차별”도 83%

“3점짜리도 못 푸는 너희들, 멍청한 새끼들.” “네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돼.” “너 같은 애들이 사회 나가서 문제 일으키는 거야.” “선생님이 전화 하면 신호음이 두 번 가기 전에 받아야 되는 거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이 3일 학생의날을 맞아 공개한 ‘학교 내 나이 차별적 언어 문화 실태조사’ 결과에 담긴 발언들이다. 해당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업 중 교직원에게 하대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70.3%에 달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10월1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중·고등학생 69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인적인 대화에서 하대를 받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65.3%가 그렇다고 답해 수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공개수업이나 공식 행사 자리에서 하대를 받은 경험은 33.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음은 “학생을 하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교직원 상당수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직원에게 하대를 받을 때 불린 호칭은 ‘야’가 7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마’(52.0%), ‘새끼’(43.3%), ‘자식’(39.2%), ‘녀석’(3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욕설을 들었다는 응답도 50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입술이 부은 학생을 향해 “앤젤리나 졸리같이 섹시하다” “술집여자 같다” 등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발언과 “남자는 울면 안 돼” “동성애는 정신병이야” 등 차별과 편견이 담긴 발언, “내가 네 세특(학교생활기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써줘” “한 번만 더 말대꾸하면 죽여버린다” 등 위협성 발언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국 사회는 나이에 따른 수직적 문화, 그리고 어린 사람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질문에 83.1%가 그렇다고 답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 존대하고 친한 관계에서만 말을 놓는다면 더 평등하고 민주적인 학교가 될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79.1%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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