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자 찾기 넋놓은 복지부

2003.10.01 18:30

보건복지부가 최고령자 선정작업을 하면서 제때에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최고령자 발표를 아예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복지부는 지난 8월부터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판단, 각 시·도를 통해 최고령자를 선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후 전국 16개 시·도에서는 호적상 최고령자를 선별, 복지부로 올려보냈으며, 114세 된 ㅎ할머니가 최고령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행사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ㅎ할머니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화를 한 기자들에 의해 ㅎ할머니가 이미 사망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놀란 복지부는 부랴부랴 ㅎ할머니와 나이는 같고 생일이 보름 가량 늦은 ㅇ할머니를 최고령자로 재선정, 다시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ㅇ할머니마저 기자들이 자손들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호적상의 나이와 달리 실제 나이는 95세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복지부 직원들이 ㅇ할머니를 직접 만나 실제 나이와 한일합방, 광복 등 역사적 사실을 물어봤고, 이 과정에서 할머니로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답변을 들었음에도 호적상의 최고령만 고집해 자손 등으로부터 할머니의 실제 나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복지부는 재차 113세 된 ㅇ할머니를 최고령자로 선정하기 위해 가족들과 접촉을 했으나 자손들로부터 “103세쯤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듣고는 아예 올해 노인의 날에는 최고령자 발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선정된 사람들이 워낙 고령이다 보니 잘못된 경우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김준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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