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 심장수술’ 이번엔 논문조작 공방

2010.04.01 18:14 입력 2010.04.02 04:37 수정

대한심장학회 “수술기구 2004년 허가… 논문 조작된 것”

송명근 교수 “허가 이전엔 다른 기구 사용, 조작 아니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흉부외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 심장수술법을 둘러싼 공방이 논문 조작 논란으로 재연되고 있다.

대한심장학회는 최근 2개월간 송 교수의 카바수술 관련 논문 및 수술에 대해 1차 조사한 결과 “송 교수가 국내와 유럽 학회지에 게재한 3편의 논문이 허위사실 또는 이중 게재된 것으로 판명났다”면서 “조작된 논문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만큼 수술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연구원도 부작용을 이유로 카바수술 잠정 중단을 요청했다. 카바수술은 손상된 심장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신 판막 안에 링을 심어 원래 판막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심장학회가 제기한 논문 조작 근거는 카바수술에 쓰이는 ‘링’이 2004년 식약청의 허가를 받았는데 송 교수의 수술 데이터는 1997년부터 분석됐다는 것이다. 또 흉부외과학회지에 밝힌 ‘사망률 0%’ 논문은 “송 교수가 수술 후 환자가 사망하거나 합병증이 생기면 심장수술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통계에서 제외해 사실상 데이터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심장학회는 “위조된 논문으로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것은 물론 직접 설립한 회사에서 생산하는 수술기구 ‘링’을 팔기 위해 증상이 경미한 환자에게까지 시술한 만큼 수술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송 교수 수술의 부작용 사례를 유럽 흉부외과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가 해고된 건국대 교수 2명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1997~2004년 식약청의 허가를 받을 때까지 사용된 제품은 링이 아니라 인조혈관과 의료섬유로 수술해 논문이 조작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유럽 학회와 국내 학회에 제출한 논문은 연구기간과 인용된 환자수, 기여한 저자, 그림이나 표가 전혀 달라 이중 게재하지도 않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건대병원은 “최근 송 교수의 카바수술법과 수술기구가 유럽연합의 특허를 취득한 것이야말로 안전성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근거가 아니고 무엇이냐”면서 “심장학회에 공정한 조사를 위한 ‘합동연구진실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아무 답변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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