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참여 인사 신상 비공개
‘민간 금융 배불리기’ 의혹도
정부가 떠맡게 되긴 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작업은 여전히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개혁작업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신상을 보안에 부치고 있지만, 이는 또 다른 불신을 낳을 우려도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첫 전문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공적연금과 인사행정 분야 교수 5명,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 모두 7명이 참여한다는 것 외에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공개되지 않자 뒷말도 무성하다. 한국연금학회 김용하 회장,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공무원연금공단 최재식 이사장 등 성균관대 출신의 ‘성대 라인’이 대기업 소속 금융·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이끄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개혁안을 내놨다가 반발을 샀던 연금학회의 조직 및 임원 명단을 보면 주요 금융회사가 대거 포진돼 있다. 연금학회는 그간 공적연금 축소와 사적연금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연금학회는 지난 4년간 7차례 정책토론회를 통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에 들이는 정부 재정을 줄이고 사적연금 시장을 통해 개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가 8월27일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이 학회가 요구해온 ‘사적연금 확대’ 방안과 거의 일치해 연금학회가 밑그림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재 밀실에서 개혁안 마련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안종범 수석과 친분이 있는 인사, ‘성대 라인’과 관련이 깊은 인사들이 포진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